▲ 서해균 한국수자원공사 충청지역본부 지역협력팀장 |
이처럼 인구나 물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반면, 지구촌의 수자원총량은 거의 변함이 없다. 갈수록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줄고, 물 관련 환경 피해가 가속화하는 까닭이다. 특히, 우리처럼 식량과 에너지를 다른 나라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의 물 부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강우량이 1277㎜가 넘지만 강우량의 대부분이 여름 한철에 집중된다. 이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그냥 바다로 흘러가 버린다. 따라서 효율적인 물관리가 다른 국가에 비해 더욱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수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상수도는 크게 K-water를 주축으로 하는 광역상수도와 각 지자체가 운영ㆍ관리하는 지방상수도로 양분되어 있다. 특히, 지방상수도의 대부분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지자체에 따라 재정자립도나 기술력의 차이가 큰데다, 전문 인력이 모자라고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까닭이다. 이는 지자체별 격차를 살펴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수돗물 총괄원가만 해도, 전북 장수군은 4156원/㎥, 경기도 성남시는 497원/㎥으로 무려 8.3배나 차이가 난다. 정부는 지방상수도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지방상수도 통합운영을 장려하고 나섰다. 지방상수도의 효율적 운영 및 시설현대화에 국고와 행정 등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 162개 지자체를 39개 권역으로 나눴다. 인접한 지자체를 서로 묶어서 통합 운영해 규모의 경제와 운영의 효율성을 얻기 위해서다. 현재, 전남남서부권, 충남서부권, 경북북부권역, 강원남부권역 등에서 통합운영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충남서부권역에서 이 사업의 실효성을 놓고, 지자체와 시민단체 간에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 쟁점을 짚어 보자.
논쟁의 핵심은 수도요금과 민영화 문제다. 우선, 지방상수도 운영관리를 물 관리 전문기관에 맡기면, 수도요금이 크게 올라 국민 부담이 는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방상수도의 수도요금 상승률은 위탁의 경우보다 직영 지자체가 오히려 더 높았다.
2004~2010년 요금상승추이를 보면 K-water에 위탁한 18개 지자체보다 직접 운영한 지자체의 요금상승률이 7%포인트나 더 높았다. 같은 기간 27%나 높아진 소비자 물가지수를 감안할 때, K-water 위탁 지자체의 요금상승률은 매우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 사업의 핵심은 유수율 제고에 있다. 노후관 교체, 관망 관리시스템 구축 등 시설을 개선해 땅속으로 새는 수돗물을 줄이는 것이다. 그 결과, 생산원가를 낮추어 요금인상요인을 억제하면서 한층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 쓰게 한다.
물 전문기관 위탁이 민영화로 연결된다는 주장 또한 지나친 비약이다. 지방상수도 운영효율화사업은 시설소유권, 요금결정권, 신규시설 건설 및 인허가권 등은 모두 지자체에 있고 수탁기관은 단순히 운영관리만 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민영화라고 우기는 것은 결코 옳은 태도가 아니다.
또한, 민영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제ㆍ개정, 정부 및 지자체 소유 지분 매각(2분의 1 이상)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국민적인 합의가 없는 민영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프랑스 등 민영화를 추진했던 나라들도 실패를 인정하고 국영 또는 공영화로 돌아서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논쟁이 있으나, 높은 누수율과 녹물 등 지방상수도가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운영ㆍ관리되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 조건이 열악한 5개 권역을 대상으로 시설개량비의 30%내외를 지원하면서까지 통합운영사업을 추진하는 까닭은, 말 그대로의 '국민 물 복지' 실현을 위해서다.
정확하지 않은 자료에 근거한 소모적인 논쟁을 거두고, 건강한 삶과 저렴하고 깨끗한 물의 혜택을 바라는 우리 이웃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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