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께 가건물에 일부에 나눠 마련된 천안시 성환읍 천안시유기동물보호소 앞에 다다르자 쾨쾨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관리인조차 없이 자물쇠를 채워 굳게 잠근 문은 동물보호소란 말을 무색케 했다.
1시간 뒤 관리인이 문을 따고 들어섰지만, 추위를 막는다는 이유로 가건물 주변에 비닐과 천으로 덮어 내부는 한기를 더 느끼게 했다.
현재 보호된 고양이 수는 13마리, 개 32마리 등 모두 45마리로 영하 10여℃를 오르내리는 이번 겨울 우리 안에서 추위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판자로 지어진 내부 432㎡에 난방시설은 고작 우리 안에 넣어 둔 작은 전기장판 수개가 전부여서 상당수 개와 고양이가 추위 속 방치된 느낌마저 들었다.
목욕시설은 전무한데다 일부 포획한 개와 고양이에 대해 아예 명찰조차 만들어 놓지 않는 등 관리가 허술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유기동물보호소 측은 “명찰을 안 달았을 뿐 수 일전 들어온 동물”이라고 설명했지만, 천안시에서는 “그럴 리 없다”며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일부 수십 마리의 동물들은 분양 전 '임시보호'란 명분으로 시도 모르게 개인에게 넘어가 길러지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열악한 환경뿐만 아니라 유기동물 관리도 체계적이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호소에 들어오는 연평균 유기동물 수는 950여마리로 추산되고 있지만 장부 상에만 남아 있고 처리결과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동물들도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시는 이들 동물의 관리유지와 예방접종비 등을 위해 연간 1억1550만원의 예산을 세워 A(65)씨에게 3년째 위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개 669마리, 고양이 322마리, 기타 19마리 등 모두 1010마리를 보호했으며, 2011년에는 1006마리, 2010년 859마리 등 매년 늘어나는 추세여서 시의 보다 철저한 관리가 절실한 실정이다.
B(35)씨는 “지난 1월 유기견 분양사무소에 갔지만 비위생적이고 처참했다”며 “동물보호소가 동물들이 죽어가는 곳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물들이 주인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안락한 보호장소가 될 수 있도록 환경개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기동물보호소 관계자는 “3년동안 3000만원 가량의 시설비로 투자했다”며 “관리를 잘해도 이번 겨울 일부 동사를 비롯한 폐사(자연사)하는 동물은 월 3~5마리 정도 된다”고 답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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