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기업들의 이 같은 기부는 어려운 경기 여건을 감안해볼 때 솔선수범하기 쉽지 않은 나눔의 실천인 것이다. 사실 지난해 기업들의 경기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웠다. 물론 삼성 등 극히 일부 대기업들은 오히려 최대의 영업이익을 창출했지만 지역의 중소기업들에게 지난해는 결코 만만치 않은 한해였다.
특히 지역의 수출기업들은 환율악화에 따른 갖가지 악재를 딛고 버텨온 한해였다. 게다가 2013년 역시 수출전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어 기업의 생존에 대해 말 그대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편'일 것이다. 그럼에도 기부에 동참하는 대전지역 기업들의 모습은 자못 자랑스러울 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의 애로사항 지원 등 자치단체의 실질적인 도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기부가 이미 오래 전부터 기업문화로 정착돼 왔다. 얼마 전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모교인 존스홉킨스대에 3억 5000만 달러(약 3700억원)을 기부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된 바도 있다. 블룸버그는 졸업 이듬해인 1965년에 5달러를 기부한 후 최근까지 모두 1조원180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교에 쾌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금 더 가진 쪽이 부족한 쪽에 나눠주는 기부의 실천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항상 수익창출에 매몰돼 있는 기업의 경우 나눔문화를 기업 안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때문에 희망 나눔을 실천해가는 기업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실익을 안겨줄 필요가 있으며 이는 곧 기업의 나눔문화 확산에도 한몫할 것이다.
이제 설 명절도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기업의 기부문화 확산이 더 나아가 우리 주변의 외로운 사람들에게도 훈훈한 온정의 손길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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