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민속문화자료 아산 '건재고택' 3차 경매진행 앞 취하

수난은 일단락됐지만 외지인 투기목적 매입우려는 남아

외지인의 투기매입 우려를 낳는 아산 외암마을 건재고택<사진>의 법원 경매가 취하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요민속자료 제233호인 건재고택 의 3차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경매신청이 돌연 취하됐다고 밝혔다.

경매로 나온 건재고택은 2011년 6월 채권자인 미래저축은행에 의해 경매에 넘겨져 경매가 진행됐으며 수천억원대의 불법대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김찬경 회장 소유로 알려졌다.

경매 대상은 아산 송악면 외암리 196·180번지 5714㎡ 토지를 비롯한 건재고택 등 전통가옥과 수목 394그루 등이다.

또 건재고택 내 추사 김정희 글씨체 현판과 기둥에 써 붙인 글인 주련 등 69점도 경매에 포함돼 일괄 매각될 예정이었다.

건재고택의 3차 최저경매가는 2차 경매가 48억7284만원보다 30%가 떨어진 34억1099만원으로 알려졌으며 1~2차 경매에서 입찰자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취하로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자료가 경매에 부쳐지는 수난은 일단락됐지만 투기를 목적으로 한 외지인의 매입우려는 남아있다.

건재고택의 경매가가 당초 청구금액 81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져 경매 신청을 취하한 후 향후 경매시장에 다시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안 이씨 종친들은 김 회장의 부동산 취득과 투기 실태 등을 따져 외지인의 투기용 고택 매입에 반대 뜻을 밝히며 건재고택을 국가나 지자체에서 매입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이준봉 외암민속마을보존회장은 “경매가 취하됐지만, 건재고택이 또다시 경매에 나올 수 있고 이후 외지인에 의해 매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정부나 지자체 등이 매입해 원형이 훼손되거나 주말별장 등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법원 관계자는 “경매 취하 원인이 채권단의 내부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매에서 취하했더라도 다시 경매에 나오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