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장 |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에 최초로 건강보험이 적용돼, 1989년에 이르러 전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니, 한동안 건강보험이 사회적인 특권처럼 여겨진 것도 당연한 현상이었다.
지난 이야기지만, 전국민 건강보험 확대시행을 모든 국민이 반기고 환영했던 것은 아니었다.
'가족이 건강해서 필요 없는데 왜 강제로 적용시키느냐', '옆집이 더 잘사는데 보험료는 내가 더 많이 내느냐'며 항의하는 민원이 줄을 이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건강보험제도를 극찬했고, 외국에서 우리 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불과 30여년전만 해도 불모지나 다름없던 건강보험이 이제 대한민국의 대표적 국가 브랜드로 자리 잡았구나 하는 긍지를 느끼게 하는 소식이었다.
2012년 1월 공단에서는 쇄신위원회를 발족해 건강보험 제도 개선을 위한 종합보고서 격인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을 마련해 국민과 정부에 제안했다.
쇄신위원회에는 직원을 대표하는 65명의 운영위원과 35명의 외부 전문가 등 199명이 참여해 6개월여에 걸쳐 127회의 토론과 검증, 자문을 거쳐 본 보고서를 마련했다.
그런데, 공단에서는 왜 국내ㆍ외적으로 우리 건강보험에 대한 우수성이 보도되고 있는 시기에 제도 개선을 강도 높게 천명하고 나선 것일까?
전국민 건강보험을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기간에 이루어냈고, 외국에서도 성공모델로 삼는 제도로 자리 잡았지만, 공단을 둘러싼 내ㆍ외적인 환경을 분석해 볼 때, 향후 이 제도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공단 임직원의 판단이었다.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속도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미 노인의료비와 만성진료비의 급증은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주변상황에 대해 충분한 인식과 대응이 없으면 결국 사회보장의 중심축으로서의 자리를 잃고 건강보험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개선안 마련의 계기가 됐다.
따라서, 쇄신위원회 보고서에는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보험자로서의 시대적 고민과 해결 의지가 담겨있고 '의료비 걱정 없는 세계 1등 건강나라'를 염원하는 공단인들의 건강보험 35년 운영 경험이 실려 있다.
예로 '소득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 방안'에는 연간 1억4000만건의 민원중 대부분 보험료 부과 관련 민원이라는 현실을 해소하고자 하는 공단 임직원들의 절실함이 담겨있다.
또 평생 맞춤형 건강서비스 제공, 급여비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급여결정 구조 합리화, 노인장기요양 수혜자 확대 등이 담겨있다.
공단은 17년까지 '보장성 80%' 달성을 목표로 법령개정 등 입법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비 걱정없는 세계 1등 건강나라'를 실현함으로써, 국민행복 창출에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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