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기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늙는다는 것은 삶의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정작 노인들은 사회적 약자로 바라보는 주위시선과 스스로의 심리적 위축감으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 주위시선이나 심리적 위축감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 국립 노화연구소가 권하는 노화예방 10계명 중 첫번째가 운동이다. 건강한 신체는 운동에 의해 만들어진다.
체력은 20세를 정점으로 매년 약 1%씩 감소하고, 근육의 양이나 근력도 연령증가와 더불어 현저하게 떨어진다. 생리적인 노화현상중 하나다. 그러나 운동은 이러한 노화현상을 효율적으로 지연할 수 있다.
한때 운동이 노화를 유도하는 활성산소(노화이론 중 하나)를 생성하기 때문에 몸에 해롭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우리인체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보호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바로 항산화시스템이다. 건강보조식품으로 흔히 복용하고 있는 비타민 C와 비타민 E가 이러한 항산화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운동은 이러한 건강보조식품의 도움없이도 항산화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세포내 유전인자들을 증가시킨다. 즉 운동에 의해 생성된 활성산소는 운동에 의해 증가된 항산화시스템으로 충분히 제거될 수 있다.
몇몇 학계 보고서에 의하면 고혈압, 콜레스테롤 및 흡연이 정상인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이 약 2~2.5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신체활동부족, physical inactivity)이 일주일에 3일 20분씩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률이 약 2배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高)콜레스레롤증이나 흡연이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지만 신체활동부족이 이와 비슷한 위험인자라는 사실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다쳐서 팔이나 다리에 깁스를 하고 몇 개월 후에 풀어보면 근육량이 확연히 줄어든 것을 보았을 것이다. 신체활동부족의 전형적인 예다.
최근에 생명연장과 관련된 보고서들은 단순한 수명의 연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이 높은 수명 연장의 중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구구팔팔이삼사(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 3일 앓고 죽는다). 모든 이가 바라는 삶일 것이다.
간혹 필자는 중년이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운동과 건강에 관한 강의를 할 때, 강조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유산소운동을 하되 반드시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근육이 신장성 수축을 하는 운동형태는 주의하며, 재미가 있는 운동을 찾아서 하라는 것이다.
걷기, 등산, 수영, 자전거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계 기능을 효율적으로 증가시키지만 노화에 따른 근육량의 감소를 극복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반드시 일주일에 2~3일 근력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에서는 노화예방을 위해 7가지 근육(엉덩이, 대퇴근, 햄스트링, 대흉근, 삼각근, 광배근, 복부근)을 꼭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정에서 팔굽혀펴기, 앉았다 일어서기, 윗몸일으키기만 해도 7가지 근육을 손쉽게 강화할 수 있다.
등산이나 계단운동시 올라갈 때는 근육이 짧아지면서 수축(단축성 수축)하지만 내려갈 때는 근육이 늘어나면서 수축(신장성 수축)하기 때문에 근육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등산이나 계단운동시 내려갈 때는 천천히 내려가도록 해야한다.
여러 가지 운동을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나에게 맞는 재미가 있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 재미가 있는 운동을 찾는데 꽤 오랜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시간이 나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운동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귀찮아도 억지로라도 재미있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성공적이고 활기찬 노화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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