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연형 천양원장ㆍ대전사회복지협의회 부회장 |
나는 지난 해 봄꽃이 만발한 4월 말, 천양원 설립 60주년 행사를 연 바 있다. 역시 지나온 뒤를 돌아보니 다사다난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듯 했다. 그 일들을 생각해 보면 희로애락, 네 글자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기뻤던 일, 화났던 일, 슬펐던 일, 즐거웠던 일, 그리고 하나를 더 한다면 괴로웠던 일도 포함 시켜야할 것 같았다.
우리는 이 행사를 개최하면서 앞으로 우리의 비전을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복지의 요람'으로 선포하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래하기로 했다. 그 때 출판한 나의 수필집 꿈을 노래해봐에서 소개한 소재들처럼 매일 노래하듯 노력하면 꿈은 실현된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들의 1차적인 큰 꿈은 그동안 개발제한으로 꽁꽁 묶여 증개축을 할 수 없던 낡고 좁은 시설을 헐고 새로운 시설 기준에 맞고 이 지역사회의 아동청소년들까지 함께 아우르는 '아동복지센터'를 만들려는 계획이다. 나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기능보강사업비를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그런데 2014년 2월 시행되는 소방법 때문에 모든 생활시설에 소방 설비 사업비를 배정하게 되어 우리의 요구사업은 좌절되고 말았다. 그러나 나는 실망하지 않는다. 몇 년 늦어진다 해도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노래할 것이다.
요즘 600만 관객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관람한 사람들은 대다수가 감동적이었다고 평하는 것 같다. 나는 그 여러 장면 중에서 판틴 역의 여배우 앤 해서웨이가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장면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며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과 꿈을 처절하게 노래(I dreamed a dream)하는 대목에서 나도 모르게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인생의 여정에서 때론 꿈이 산산 조각 깨어질 때도 있다. 그렇다 해서 좌절해서는 안 된다. 그녀는 마지막 소절에서 지금 내 삶은 내 꿈을 깨 버렸다고 노래했지만 그의 외동 딸 코제트는 장발장의 딸이 되었고 멋진 청년 마리우스를 만나게 되지 않는가.
나는 지난 18일 tvN '김미경 쇼' 2화 주인공으로 출연한 밀알복지재단 아프리카 권역본부장, 김해영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시청하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녀는 '134cm의 거인'이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로 척추를 다쳐 장애인이 되었지만 꿈이 시키는 일을 일구어 낸, 일명 '드림 워커'가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24세 때 아프리카 봉사단원이 되어 드림워커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 힘든 상황 속에서 '죽을 힘을 다해 살아보자'고 자기 자신과 약속을 했다. 그 결과 천자문은 물론이고 일어, 영어를 모두 독학으로 마스터해 44세에 컬럼비아대학원 사회복지 석사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그녀는 시청자를 향해 크게 외쳤다. “나보다 키 작은 사람 있냐”, “나보다 더 불우한 사람 있냐”, “다 가져서 못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 왜 좌절하고 있냐”며 용기를 북돋웠다. 김미경은 김해영의 성공 포인트를 '결핍이 자산이다'라는 주제로 요약했다. 꼭 맞는 결론이었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OECD 34개국 중 32위라고 한다. 오는 25일 대한민국 제 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박근혜 당선인은 중산층을 70%로 끌어 올려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이것을 '우리나라의 꿈'으로 노래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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