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전 교육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온 공립유치원 증설 예산삭감 사태. 수개월간 누구보다 가슴 졸이며 이를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바로 대전시교육청에서 공립유치원 정책을 총괄하는 윤형수<사진> 교수학습지원과장. 예산 복원으로 공립유치원 34학급 증설의 '열매'를 맺은 이후 윤 과장을 만나봤다.
집무실에서 만난 윤 과장은 소문 그대로 '친절한 형수씨'라는 닉네임이 어색하지 않다.
숱한 민원인을 항상 미소로 맞고, 학교 측 입장에서 해결해 준다는 게 윤 과장의 업무 방침이다.
교장 재직 시절에는 비오는 날이면 실내화를 가져오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현관 앞에서 내빈용 실내화를 내줘 '실내화 내주는 교장샘'으로 불렸다.
휴대폰이 일반화 되지 않았을 당시, 학생들을 위해 교장실의 전화를 내주는 지극한 제자 사랑도 교육계에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윤 과장은 교육자는 열정보다는 사랑, 애정을 듬뿍 담아줘야 하고 교육은 사랑과 봉사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교사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학생들보다 일찍 학교에 와서, 칭찬하기와 교사가 먼저 학생에게 말을 건네면 학생들은 하루가 즐겁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립유치원 예산 삭감 사태가 시의회의 예산복원으로 일단락 됐는데 주무과장으로서 느낀 점과 공교육 활성화에 대한 생각은.
▲시교육청에서 제출한 원안을 통과시켜주신 대전시의회와 많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하는 일, 특히 교육과 관련된 일은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역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소외되고 평등한 교육기회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국가의 책무다. 이번에 공립유치원이 34학급 증설되면서 공사립 간 비율은 17대83으로 약간 상향됐다.
하지만, 여전히 학부모들은 더 많은 공립유치원의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공립유치원의 증설은 여건에 따라 더 확대되어야 하고 공교육의 강화 및 활성화는 국가의 책무라 생각한다.
-최근 각 시ㆍ도 교육청에서 수학교과 학력증진이 화두인데 대전시교육청의 수학 학력 높이기 위한 비책은 무엇인가.
▲모든 일에 비책은 없고 최선이 있을 따름이다.
대전의 수학교과 학력은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 타 교과에 비해 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시교육청은 올해에 몇 가지 중점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사 수학 수업능력 신장을 위해 '수학교과 직무연수 강화', '수학교육방법에 대한 세미나 개최', '수학 교과연구회 운영', '교사 수학수업 동아리 운영' 등을 구상하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대책도 있다.
수학도움실(Math Helping Center) 운영, 수준별 수학 수업 실시(교과시간), 초등수학 빌드업(Buildup) 문제은행(3000문항), 초등학생 수학 인증평가 등을 준비 중이다.
-일부 학교에서 과밀학급 문제가 거론되는 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복안이 있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학급당 학생 수나 교원 1인당 학생수 비율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이다.
이 비율을 줄이기 위해 시교육청에서는 매년 학급당 학생수 기준을 줄여가고 있다.
올해 학급편성 기준은 초등학교 26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줄였다. 전체적인 기준은 줄여가고 있는데 일부 지역이 문제다.
둔산동 지역과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학급을 증설하려 해도 교실이 부족, 과밀학급이 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실 증축, 과밀학급 학교의 인근 학교 가운데 여유가 있는 학교로 학구 조정 등이 있을 수 있다.
시설관리 부서와 학부모와 공감대 형성을 통해 추진해야 할 일이다.
윤 과장은 1973년 대전대동초 교사로 교단에 첫발을 디딘 뒤 신흥초 교감, 대전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부장, 홍도초 교장, 대덕초 교장을 역임한 뒤 2011년 3월부터 교수학습지원과장을 맡고 있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ㆍ정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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