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새 정부의 전문대 위상강화 공약 실천을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정영선]새 정부의 전문대 위상강화 공약 실천을 기대한다

[목요세평]정영선 혜천대 총장

  • 승인 2013-01-30 14:44
  • 신문게재 2013-01-31 20면
  • 정영선 혜천대 총장정영선 혜천대 총장
▲ 정영선 혜천대 총장
▲ 정영선 혜천대 총장
우리나라의 대학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구조조정의 태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고, 각 대학의 교육여건은 인터넷을 통해 숨김없이 공개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대학들은 취업률 향상, 충원율 제고, 교육비 환원율 향상, 장학금 확충, 산학협력 지수 향상, 학사관리 지표 제고 등 각종 지표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국가적 이슈가 된 반값 등록금 문제로, 온 나라와 대학이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오늘날 대학의 현실은 어떻게 보면 교육내용이나 교육의 질 또는 인성교육, 즉 교육의 정성적인 부분이 정량적인 평가 지표나 반값 등록금에 매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대학의 가장 큰 위기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서 비롯된다. 감사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생수보다 대학입학정원이 더 많은 현상이 발생하며 2017년부터는 대학입학 연령인 18세 학령인구보다 대학입학정원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10년 후인 2023년의 고등학교 졸업생은 40여만 명으로 지난해의 대학입학정원 57만여 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약 17만 명을 충원할 수 없게 된다. 대학과 전문대학 344곳 중에 어림잡아 100곳 정도는 문을 닫아야 한다.

학령인구의 감소에 대처하는 것도 대학으로서는 벅찬 과제인데 지난 대통령선거를 거치면서 반값 등록금문제는 교육 분야 최대의 현안이 되어 있다. 물가상승과 인건비인상 등으로 대학의 지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등록금 인상은커녕 매년 인하하거나 동결해야 하는 대학들로서는 그야말로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재정 부족은 곧바로 대학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의 재정현황은 4년제 대학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우선 등록금 자체가 4년제 대학의 70%정도로 낮은데다가 정부의 재정지원 또한 4년제 대학에 편중되어 있다. 2011년 전국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예산 8조9254억원중 전문대학 지원예산은 8303억원으로 전체의 9.6%에 불과하며 나머지 90.4%인 7조 7748억원은 4년제 대학에 지원한 예산이었다.

전국 전문대학의 재학생수는 49만 여명으로 전체대학생의 31.4%에 달하지만 정부예산지원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지난 30여 년 간 500만 명의 전문직업인을 양성, 2011년 12월 31일 기준 전문대학의 평균취업률은 62.14%로 일반대학의 평균 57.16%에 비해 4.98% 포인트가 높다.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에 비하여 저렴한 등록금으로 학생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경감하고 있으며 수업연한도 2년, 3년, 4년으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산업현장에 적합한 인성과 현장 밀착형 실무중심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체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교육과정을 편성ㆍ운영하고 있다.

4년제 대학에 비해 규모가 작아 산업 및 고용구조변화에 신축적 대응이 가능하고 최신 트렌드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맞춤형 교육이 용이한 것도 전문대학의 경쟁력이다. 전문대학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실용적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청년실업 100만시대의 해법은 전문대학의 현장밀착형 직업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전문대학을 통해 지식기반사회에서 요구되는 산업핵심인력을 배출하고 재직자 및 성인들의 평생 직업능력 향상을 위해 고등직업교육 중심으로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새 정부는 전문대학 특성화 100곳을 집중 육성하고 학위과정 및 수업연한을 다양화하며 기존전문대학중 일부를 100% 실무형 '평생직업능력선도대학(가칭)'으로 전환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청년 전문인력의 해외취업을 지원하여 전문대학의 글로벌 취업역량을 강화하는 '세계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이 있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대학의 위기는 기업의 실무기술인력 부족 현상으로 나타나고 이는 곧 국가적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적절한 때에 전문대학을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육성'코자 하는 새 대통령의 교육공약이 신속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행되어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중학교 태블릿PC 시험 중단 원인은? 대전교육청 "무선인터넷망은 괜찮아"
  2. [사설] 지방 집값 하락 때 취약가구도 는다
  3. [사설] 태안-안성고속도 적격성 조사 통과돼야 한다
  4. [사설] 재앙적 산불에 인명·국가 유산 '참화'
  5. 충청권 산불예방진화대원 60대 이상 고령 뿐… 전문 대원 운영·처우 '열악'
  1. 4.2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 설치
  2. 천안함 46용사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3. 대전시와 5개 자치구, 지역 밀착형 공동 과제 논의
  4. [우난순의 식탐] 병원밥 맛있어요?
  5. 대전 비위생매립장 60곳 중 2곳만 관리…침출수·매립가스 실태조사 필요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산불예방진화대원 60대 이상 고령 뿐… 전문 대원 운영·처우 `열악`

충청권 산불예방진화대원 60대 이상 고령 뿐… 전문 대원 운영·처우 '열악'

매년 산불 발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충청권 산불 진화 전문인력 운영 체계와 처우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소속 산불 예방진화대는 단기 일자리로 고용돼 60대 이상 노인이 대부분이라 전문 정예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산림청 소속인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공무직임에도 불구하고 위험수당조차 받지 못해 정부 차원에서 인력과 예산 지원에 대한 개선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법적으로 산불 현장에 투입되는 진화 인력으로 각 지자체마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운영 중이다. 현재 대전에서는 71명, 충남은 6..

30대 초반 전세 줄고 월세·자가소유 늘어… 양극화 심화 우려
30대 초반 전세 줄고 월세·자가소유 늘어… 양극화 심화 우려

30대 초반에 전세 세입자 비율이 감소한 반면, 월세·자가 거주 비율은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월세와 자가 거주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부동산 급등기 자산 격차가 확대되면서 가정을 꾸리는 청년 세대의 '주거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이 발표한 '생애과정 이행에 대한 코호트별 비교 연구: 혼인·출산·주거' 보고서에 따르면, 31∼35세(이하 30대 초반) 연령대 가구원 중 월세와 자가 형태 비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5년 단위로 시행되는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를 코호트(cohor..

대전 비위생매립장 60곳 중 2곳만 관리…침출수·매립가스 실태조사 필요
대전 비위생매립장 60곳 중 2곳만 관리…침출수·매립가스 실태조사 필요

<속보>=40년 전 사용을 마친 생활폐기물 매립장에서 지금까지 침출수가 유출되면서 나머지 비위생매립장에 대한 실태조사가 요구된다. 사용 완료 매립장 중에 지자체는 국유지에 있는 2곳만 침출수와 매립가스를 관리하는 중으로 대다수 매립장은 침출수 처리공정과 차수막도 없이 그대로 묻혀 있는 실정이다. <중도일보 3월 25일자 3면, 26일자 1면, 27일자 6면 보도>대전 서구 봉곡동의 1985년 매립을 완료한 비위생매립장에서 침출수가 현재까지 유출되는 게 확인된 가운데 중도일보가 추가로 확인한 사용완료 매립장 3곳에서도 오염을 예방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현장최고위원회의 참석한 이재명 대표 대전 현장최고위원회의 참석한 이재명 대표

  • 4.2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 설치 4.2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 설치

  • 천안함 46용사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천안함 46용사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 ‘무럭무럭 자라렴’ ‘무럭무럭 자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