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로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원ㆍ한밭대 건설환경조형대학장 |
그동안 우리 사회는 지역갈등, 이념갈등이 주류를 이뤄왔으나 이제는 빈부 간 갈등, 세대 간 갈등이 더해지면서 민심은 찢긴 느낌이다. 갈등은 사회 왜곡현상의 표출로서 비판적 수준까지는 사회 건전화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면 심각한 문제로 발전한다.
이명박 정부는 어려운 경제를 살려내라는 국민의 선택에 의해 태어났으나 국제적 경기침체, 국내의 정치적 불안정, 소통의 미흡 및 정책의 실패에 따른 국민의 불신 등으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최소 비용 최대효과라는 경제원리를 중시하는 대통령의 기업형 리더십이 소통을 소홀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정책의 생산과 집행의 초기단계부터 의견수렴, 민주적 의사결정, 정책의 홍보 등 정책 추진과정에 민주적 절차를 확대하여 국민 공감대 형성을 했어야 한다.
물론 이를 다 갖추자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어 짧은 기간에 정책효과를 거둘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대형국책사업은 5년 단임제 대통령이 임기 중 정책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소통은 갈등을 줄이고, 건전한 참여를 유도하는 민주주의의 긍정적 비용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산업화시대에는 경제성장이 중요하므로 불도저형 리더가 필요했고, 민주화 시대에는 인권이 중요하므로 민의를 잘 수렴하는 수용의 리더십이 존중되었으나 요즘과 같은 정보화시대에는 소통과 동행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0.71로 OECD회원국 중 터키, 폴란드, 슬로바키아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보고했다. 또 “사회갈등은 사회적 합의를 어렵게 하고, 이익 집단 간 지나친 경쟁을 초래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사회갈등을 OECD회원국 평균인 0.44로 낮출 경우 국민 1인당 총생산이 27%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갈등 비용 연간 300조원 정도로 엄청난 비용이다.
2월말이면 박근혜 정부가 시작된다. 4대 강 사업의 국비 15조원 조달도 쉽지 않았는데 약 150조원의 공약을 정부의 노력만으로 모두 실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많은 부분은 민간에서 혹은 국민 각자가 함께 참여하고 이해하고 노력해야 한다. 국민의 적극적 지지 없이 성공할 수 없다. 정책의 초기 기획부터 국민을 참여시켜 정책의 목표와 효과를 공유하고 이해갈등을 해소하면서 함께 실천해야 한다.
외환 위기 때 온 국민이 금 모으기에 참여하여 위기를 극복했던 국민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국민 참여를 강조하여 양적 참여는 증가했으나 이해집단의 참여, 보혁갈등의 방어적 참여로 국민분열은 증폭되었고, 이명박 정부는 사회통합위원회를 운영했지만, 역할이 미미했다.
이제 사회갈등을 치유하고, 공동체의 선(善)을 추구하기 위한 믿음에 근거한 구성원 간의 배려, 인내, 협동심과 같은 이른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끌어올리는 국민대통합 운동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간, 빈부 간, 세대 간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위로하며 서로 도울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하여 기업, 지역사회가 돕고 정부가 지원하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5000만 국민의 한 걸음을 모으면 경부고속도로를 20회 왕복할 수 있다. 나라발전의 거창한 구호나 독선보다 국민과의 동행을 중시하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신뢰를 기반으로 태어난 박근혜 정부는 국민대통합으로 공약도 실천하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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