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시청 구두국장 명덕식(66)·오진순(57)씨 부부가 구두를 닦아 매달 30만~40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
명씨는 32년째 천안시청에서 구두를 닦다 보니 공무원들이 예우차원에서 '명 국장'이라는 서기관급 애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명씨는 최근 여성공무원들이 증가하는 대신 한 달씩 정해서 구두를 닦는 남성공무원들이 상대적으로 줄어 한숨만 내쉬고 있다.
명씨의 한 달 수입은 월 250만원선이지만 매달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30만~40만원과 구두약 등 재료비 30만원을 제하면 생활이 빠듯하다.
몸이 아픈 오씨의 병원비 등으로 월 150만원, 식비 12만원을 빼면 고작 20만~30만원 남짓으로 살아간다.
시청사에 있다 보니 일반손님이 1일 평균 1~2명뿐이고 구두수선도 많지 않아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지만, 명씨는 10여년 넘게 1개월에 1만원만 받고 있다.
그런 명씨가 설 명절이 코앞에 다가오자 임시방편으로 구둣방 유리창에 '구두약 값 등 재료비가 인상돼 2월 한 달 만 구두 값을 1만 2000원을 받겠습니다'라고 써 붙였다.
이를 본 일부 직원들은 “다음 달이 설 명절이고, 제사 등 명절을 보내려면 약간의 돈이 필요한 것 같다”며 “참으로 애교 있는 발상”이라고 명씨를 두둔했다.
명씨 부부는 매달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면서도 연간 수차례 동전을 모아 적게는 30만~40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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