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만들어지기 전에 시험문제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사건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경찰수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충남경찰청 수사과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출제위원 선발부터 문제유출까지 범행이 조직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논술문제는 출제위원들이 소집 5~6일 전에, 면접시험도 소집 전 2~3일 전에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범죄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논술문제를 만들기 전 문제가 유출됐다는 것은 출제위원 중 일부도 범행에 공모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들은 응시자들에게 사전에 문제를 유출, 9박10일간의 출제기간에는 유출된 문제를 만들기 위해 직ㆍ간접적으로 공모했다는 것이다.
문제 선별과정에서 어느 정도 권한이 있는 출제위원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논술문제는 총 6문제다. 논술 1문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출제위원 7명이 각 2문제씩 제시해 모두 14문제 중 하나를 선택한다.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6문제가 만들어진다. 이런 과정에서 사전에 유출된 문제로 유도하기 위해선 출제위원의 가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면접시험도 사전에 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확보됐다. 출제위원들도 문제 출제과정에서 이 같은 소문을 확인하고 한번 검증받은 문제를 다시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다시 만들어진 면접시험문제가 또다시 응시자들에게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장학사 시험문제 출제위원들도 경찰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음독자살한 박씨 외 다른 출제위원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다만, 출제위원 중 일부만 범행에 가담했을 것이라는 게 경찰 관계자의 말이다. 시험출제위원은 논술출제위원 7명, 면접출제위원 5명 등 모두 12명으로 이뤄졌다. 출제위원도 통상 하루 전에 위원으로 선정된 사실을 통보받는다. 하지만, 사전에 출제위원으로 선정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이번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확보했다. 수사 진척 상황을 파악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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