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찰 수사 발표만으로도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할 판인데도 교육청이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게 아니냐며 책임론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교육계 원로들은 시험 관리 기능 부재가 이번 사태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출제위원을 외부 인사로 위촉해 어떤 시험 문제가 나오는지 예측할 수 없도록 했어야 했는데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시험 문항도 암기 위주의 교육학 이론 중심이 아닌 교사들이 학교 경험을 토대로 한 창의적 문제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충남의 전직 장학관 A씨는 시험 관리의 총체적 부실외에도 교사-교감-교장의 단순 단계를 다단계로 확대해 교육전문직과 상호 교류 인사가 가능한 '투 트랙'인사 방식을 도입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또 장학사가 되면 고속승진 통로가 된다는 인식을 깰 수 있는 교원 인사관리 제도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대전의 교육계 원로 B씨는 시험 문제 출제를 단일 광역교육청에서 하지 말고 대전과 충남, 세종교육청이 공동으로 문제를 내는 시스템 구축이 효율적이라고 했다. 이 인사는 시험 출제를 마친 뒤 출제위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해 출제 과정에 허점이 있었는지를 현장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접관도 전교조나 참여연대 관계자 등 객관성을 담보할 인사를 반드시 넣어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좋다고 덧붙였다.
장학사라는 어감도 일제강점기 분위기가 짙어 명칭을 이번 기회에 변경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장학사 유래도 일제 강점기에 칼을 차고 학교를 시학(視學)하는 역할을 한데서 유래된 만큼 명칭을 바꾸자는 것이다. 그 유래도 교육청이 당시에는 시ㆍ도청 소속의 학무국에서 지방 교육 기관의 지도와 감독을 맡은 관리를 시학관(視學官)이라 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명칭이 전문위원이다. 장학사는 전문위원, 장학관은 수석전문위원으로 부르자는 것이다. 교육전문직인 만큼 전문성을 강조하고 일제 강점기 냄새를 지우자는 취지다.
충남의 한 장학사는 “장학사 명칭이 언제 유래했는지는 몰라도 권위적인 냄새가 짙은 만큼 장학사ㆍ장학관 사이에서도 새로운 명칭을 쓰자는 공감 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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