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만 1만여가구가 공급되는 세종시는 정부부처의 이주가 본격화되는데다, 서울서 출ㆍ퇴근 하는 공무원들마저 피로감이 점차 커지면서 신규 분양시장으로 이들의 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세종시의 정주여건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대전시민을 비롯한 인근 지역민들의 세종시 유입도 예상돼 탈 대전현상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종시 상반기 1만262가구 공급=세종시의 분양 열기는 이미 시작됐다. 세종시의 올해 신규분양 물량은 총 1만8000가구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만262가구가 상반기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호반건설이 1-1생활권 M4블록 688가구(전용면적 59~84㎡)의 청약을 시작했으며, 중흥건설은 2월 중 1-2 생활권 M1블록에 852가구(84~96㎡)를 시작으로 3월과 4월 중 1-1생활권 M1블록에 440가구(84~96㎡), 4월~5월 에는 1-1생활권 L4블록 365가구(59~84㎡), 1-1생활권 M7블록 614가구(59~84㎡), 1-1생활권 M11블록 573가구(84㎡ㆍ5년 임대), 1-1생활권 M12블록 887가구(59㎡ㆍ5년 임대)등 3731가구를 분양한다.
상반기 물량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모아미래도가 3, 4월 중 1-1생활권 M2블록에 405가구(84~99㎡)를, 신동아는 4, 5월 중 1-1생활권 L6블록에 542가구(59~84㎡)를 공급한다.
이밖에 한양이 1-2생활권 M4블록에 829가구(59~84㎡), 대광 로제비앙이 4, 5월 중 1-1생활권 M5블록에 487가구(59~84㎡), 동부건설이 1-3생활권 M1블록에 1623가구(74~84㎡)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공무원 이전이 본격화되고 정주여건이 점점 완비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약열기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지역 흡수하는 블랙홀 우려도=세종시의 높은 청약열기는 분양시장의 봄을 가져온다는 점에서는 반색할 일이지만, 인근 지역의 인구를 빠른 속도로 흡수한다는 점에서 지역 부동산의 블랙홀로 자리잡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달 기준으로 대전에서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로 전입을 신고한 세대수는 총 797명으로 첫마을 1ㆍ2단계(6520세대)의 12%에 달한다.
대전시민의 인구 유출현상인 탈 대전현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인구 유출은 세종시와 대전의 분양시장에서도 대조를 보여 지난해 세종시가 평균 5.64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대전은 2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올해 세종시 분양아파트의 입주가 본격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대전시의 인구 유출 현상은 예상보다 빠르고, 더 많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유성과 서구에 거주하는 전ㆍ월세 세입자들이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세종시로의 입주도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이 현상을 제대로 관리할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대대적인 세종시 분양이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대전시민의 세종시 이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문제는 이같은 분양열기가 대전까지 파급력을 발휘할지, 대전 시민의 유출을 낳는 역 유출 현상으로 기록할지는 좀 더 지켜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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