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매직팀과 드림팀의 경기 하프타임. 덩크슛 콘테스트에 참가한 매직팀 파틸로가 묘기 덩크를 하고 있다. 파틸로는 이날 경기 MVP를 수상했다. [연합뉴스 제공] |
'별들의 잔치'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가장 빛난 별은 '덩크 머신' 후안 파틸로(안양 KGC인삼공사)였다. 관중을 매혹시킨 화려한 덩크의 향연 그리고 정규리그 경기 못지않게 치열했던 4쿼터 막판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 중거리슛까지, 그야말로 파틸로의 '원맨쇼'였다.
2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전반적으로 루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매직팀과 드림팀 선수들은 승부보다는 화려한 기술과 덩크, 외곽슛 능력을 뽐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올스타로 선정된 모두 KBL을 대표하는 승부 근성의 소유자였다. 4쿼터 막판이 되자 지고싶지 않다는 본능이 분출돼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 선수는 파틸로였다. 파틸로는 118-118 동점이던 4쿼터 종료 2.8초 전 드림팀의 로드 벤슨(창원 LG)의 수비를 앞에 두고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매직팀의 120-118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4쿼터 중반까지 끌려가던 매직팀은 종료 1분44초 전에 터진 김태술(안양 KGC인삼공사)의 3점슛에 힘입어 114-115로 추격했다. 이후 양팀은 적극적으로 공수에 임하며 코트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파틸로는 가로채기에 이은 득점을 성공시킨 데 이어 벤슨의 골밑슛을 블록하는 등 코트를 지배했다. 정규리그 동안 소속팀에서 풀지 못한 한을 마음껏 해소하는 듯 보였다.
매직팀은 마지막 공격에서 파틸로에게 공을 주고 아이솔레이션 작전을 펼쳤다. 파틸로가 1대1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동료 4명이 공간을 비워뒀다. 그 순간 마치 챔피언결정전 7차전 마지막 장면을 방불케 하는 어마어마한 함성이 코트 위로 쏟아졌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파틸로는 마치 팀을 우승이라고 시킨 듯 환호했다.
양팀 최다인 33점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보탠 파틸로는 올스타 MVP의 영예를 안았다. 그가 성공시킨 야투 16개 중 절반인 8개가 덩크였다. 다른 선수들과 수준이 다른 높이와 공중 동작을 선보였다. 전반전에는 자유투 2구를 던질 때 갑자기 공을 백보드로 던지고 달려들어 덩크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당연히 규정 위반, 무득점 처리됐지만 팬들의 함성이 절정에 오른 순간이었다.
파틸로는 올스타전의 백미인 외국인선수 부문 덩크 콘테스트에서도 벤슨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로써 MVP 상금(300만원)과 덩크 대회 우승 상금(100만원)을 합쳐 총 4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 2개를 수확했다.
“덩크 대회에서 우승할 거라 생각했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소감을 밝힌 파틸로는 올스타전 막판 상황에 대해서는 “김태술이 나에 대해 잘 안다. 미스매치가 나오자 내게 (슛을 던질) 기회를 준 것 같다”며 웃었다.
상금을 어떻게 쓰겠냐는 질문에 파틸로는 “벌금을 내는 데 쓰겠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벌금을 KBL과 구단 중 어디에 내야하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웃으며 자세한 대답을 피했다.
한편, 국내선수 부문 덩크 콘테스트에서는 이승준(서울 삼성)이 김현민(부산 KT)을 제치고 최고 덩커의 타이틀을 되찾았다. 3점슛 대회에서는 양동근(울산 모비스)가 정상에 올랐다.
두 선수에게는 각각 상금 1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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