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국 서예가ㆍ전 대전시의회 의장 |
그러므로 천품(天稟)을 아무리 출중하게 타고났다 하더라도 애써 노력하고 개발하지 않으면 범재(凡才)이하로 떨어지고 잘못된 곳에 힘을 쏟으면 동물보다 못한 사람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산고수려(山高水麗)한 금수강산(錦繡江山)으로 그 자연경(自然景)도 이를 데 없이 아름답고 좋거니와 거기서 솟아나는 물은 어디서든 움켜 마실 수 있었고 곡식이며 과일, 인삼, 토종닭, 돼지, 소 등 모든 것이 맛이 좋고 영양가가 아주 높다. 그러던 게 금세기에 이르러 국토는 물론 바다까지 오염이 돼 물도 물고기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게 되지 않았는가.
우리 강토에서 자연 상태로 나는 모든 게 훌륭한 것처럼 사람 또한 어느 나라에서보다 훌륭한 바탕을 타고난 것이 사실이다. 동성동본(同性同本) 혼인금지로 피가 맑고 생김새가 얼마나 번듯한가.
그러던 것이 교육을 받고 살아가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대개는 좋은 자질보다 자기 욕심만 부풀어 어떻게든 눈가림으로 남을 속이고 자기 이득만 취하려드는 기회주의적 사회로 변했으니 신의와 성실로 가정과 나라를 지켜오던 우리 선인들에게 참으로 면목이 없다.
우리 조상이 어느 시대에 지금처럼 각종 비리에다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의약품에서 우리가 먹는 식품에 이르기까지 불량식품을 만들어 내고 집을 짓다가 허물어지는 부실한 공사를 했단 말인가. 들에 소를 매어두고 곡식을 베어 널리 말려도 물명유주(物名有主)로 남의 것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던 그 순후(醇厚)한 풍습이 언제 그렇게 깡그리 사라지고 남의 집안 옷장 속은 물론 은행 금고까지 다 털어 갔단 말인가. 아무 물품에나 유명 상표를 붙여 주부들의 눈길을 현혹시키고 있는가 하면 아예 짝퉁이 공장을 차려 놓고 제품을 뭉텅이로 만들어 판매하는 등 부유층의 지나친 과소비에 빈부격차는 날로 심화하고 언제 이처럼 국민경제를 좀먹이고 어지럽혔던가.
고려 이전은 차치(且置)하고 가까이 TV 화면에 비친 조선조(朝鮮朝)는 고대 망했어야 할 것인데도 519년이나 지탱되어 온 것은 목에 칼이 들어가고 약사발이 안겨져도 옳다고 생각하는 길에서 한 발짝도 안 물러서는 우리 조상들의 선비정신 때문이었다.
그렇거늘 지금은 그런 선비정신을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나라의 경제가 기우뚱하는데 고가의 외제상품과 고급주류는 불티나듯 팔리고 과소비와 사치풍조는 만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농, 수산물과 불요불급한 물건들이 산더미로 밀려들어와 국내 산업이 곤경에 빠져들고 있지 않은가.
학교에서는 시험을 골라잡기로 해 글 한줄 못 쓰는 사람을 내보내고 더구나 학문의 기초가 되는 한자(漢字)공부를 그 적기(適期)인 초등학교 때 가르치지 않음으로써 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동양(東洋)의 한자문화권에서의 적응능력은 홀로 뒤처져 가고 있지 아니한가. 이런 것이 모두 다 지난 날 산업화시대에서부터 성실성 없이 쉽게 살아가려는 풍조의 소산(所産)인바 이러다가 더 큰 우(愚)를 범하여 글로벌시대 국제적 고아가 될게 염려되어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2013년 희망찬 계사년(癸巳년)이 밝았다. 그리고 이번 대선으로 국민대통합의 시대가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여, 야 정치권은 시대적 새로운 변화에 우왕좌왕 했던 국민의 민심소재를 정확히 파악하여 하루속히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대선 기간에 외쳐왔던 경제민주화와 국민복지, 일자리 창출 등 공약 하나하나를 성실히 이행하고 사회 가치질서를 새롭게 확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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