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만 대전배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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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겨울비가 내린 지난 23일 만난 이규만(63ㆍ그린테크 대표ㆍ사진) 대전시배구협회장은 올해 가장 큰 바람을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회장직을 맡기 전까지 배구와 아무 인연이 없었지만, 10년이 넘는 긴 시간 배구협회장을 맡아오면서 누구보다 뜨거운 애정과 열정으로 대전 배구 발전을 위해 뛰었다”며 “올해는 대전 배구가 다시 중흥기를 만들도록 열심히 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배구협회는 대전 가맹경기단체 중 재정은 물론, 임원 등 조직력이 가장 튼튼해 롤모델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면서 “2000년 시작한 이 일이 벌써 4번째 임기를 맞았다. 임원들과 함께 올해 대전 배구 발전에 보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회장과 일문일답.
-4번째 임기까지 13년 동안 대전 배구 발전에 헌신하고 있는데.
▲2000년 당시 홍선기 대전시장이 권유해 배구협회장을 맡게 됐다. 전임 회장이 IMF 등으로 어려워지며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상황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하게 됐다. 사실 두 번의 임기(8년)를 한 뒤 사람을 바꿀 때가 되지 않았냐며 이제 다른 좋은 분을 모시자고 수 차례 간곡히 얘기했지만, 주변에서 모두 더 맡아달라고 부탁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순수한 목적과 열정을 갖고 열심히 뛴 것을 좋게 봐주는 것 같다.
-대전 배구 발전을 견인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과찬의 말씀이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열심히 뛰고, 또 필요한 것을 최대한 지원하려고 노력한 것밖에 없다.
운 좋게도 내가 취임한 2000년 대전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과 동메달 각 2개, 은메달 1개 등을 따내며 종합우승을 처음으로 차지했다. 이전에는 5위 안에도 들어간 적이 없었다. 대전 고교 여자배구부 창단을 위해 동분서주하다 오명성 용산고 교장이 적극 나서 해낼 수 있었다. 이후 용산고는 창단 3년 만에 전국체전 준우승을 했다. 단기간 우승까지 바라보는 사례는 용산고 밖에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 교직원배구대회는 교사들이 먼저 배구를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야 배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판단에 적극 활성화시켰다. 지금은 70개팀이 참가할 정도로 커져서 보람을 느낀다.
-대전 배구의 수준, 그리고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대전의 남녀 프로배구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인지 생활체육회 소속 동호회가 20개가 넘을 만큼 일반인들의 호응도와 접근도가 높아졌다. 주말에 충무체육관 배구 코트에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배구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전의 배구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 주먹구구식으로 선수를 육성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선수 개개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서브 하나를 넣더라도 맞춤식 훈련을 해야 한다. 히딩크가 대한민국 월드컵의 역사를 만든 주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가맹단체도 회장은 물론, 임원들이 자신의 영리 등을 떠나 순수한 목적과 열정을 가지고 희생해야 한다.
-올해 대전배구협회의 주요 사업계획이 있다면.
▲우선 지역 내 복수경쟁체제를 구축하고 싶다. 현재 초등학교 남자부 배구를 빼면 모두 1개팀밖에 없다. 올해는 초교 여자부라도 1팀을 더 창단해 복수경쟁체제를 만들고 싶다. 직장배구대회도 직장인으로 국한하지 않고, 일반ㆍ여성ㆍ대학부 등을 만들어 동호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욕심이다. 신진식 같은 걸출한 배구 인재를 지역에서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ㆍ정리=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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