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용수 세종시의회 부의장 |
이렇게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가 말해 주듯이 세종시 건설사업은 비슷한 시기에 착공한 부산 혁신도시에 비해 사업 추진속도가 턱없이 더디다. 이렇게 뒤처진 이유는 MB정부가 행정비효율을 문제 삼아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한다고 2, 3년의 세월을 허비했기 때문이다.
2009년 세종시 수정안이 한창 논란일 때, '세종시 지킴이'를 자처한 박근혜 당선인은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한다”고 하면서 '원안+α'를 내세워 수정안 부결을 주도했었다. 2009년으로부터 3년이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중에 박근혜후보는 새누리당 세종시당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세종시가 제대로 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어지고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때까지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뉴스1, 2012.11.13 보도)
이것이 바로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됨에 따라 세종시민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다.
지난 22일에 발표된 조직개편에 관한 후속조치 등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신설 부처의 입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 때문에 정부기관의 이전을 명시한 행복도시건설특별법이 있고, 미래창조과학부나 해양수산부 등의 기능이 이미 이전이 확정된 부처의 기능과 중복되므로 신설부처도 당연히 세종시로 올 거라고 생각했던 세종시민들이 술렁이기 시작하고 있다.
늦어지고 있는 신설 부처의 입지결정은 해당부처를 끌어오기 원하는 지자체간 이전투구를 부추기고 있고, 업무분장을 둘러싼 부처간 갈등과 공무원 개개인의 걱정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불필요한 갈등양상은 국토균형발전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세종시 건설사업과 이전하는 행정부와 공무원들의 안정적 정착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세종청사의 출범이 한 달도 되기 전에 5500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장시간 출퇴근 문제, 식당ㆍ의료시설 등 편의시설 부족문제, 주택부족 문제 등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국토균형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시작된 세종시가 이렇게 악전고투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도 인구ㆍ산업ㆍ경제력 등 모든 분야에서 세종시보다 앞서 있는 타 지자체들조차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식'으로 중앙부처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혼란과 갈등을 정리하기 위해 박근혜 당선인은 원칙과 신뢰의 리더십을 재차 발휘해야 한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전 국민 행복시대'를 꿈꾸며 박정희대통령 시절부터 추진해 왔던 국가적 대업인 세종시 건설사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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