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은남 경제부 부장 |
2006년 지방선거 유세 중 습격을 받고 입원치료 중인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한 첫마디였다.
당시 대전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 초반 인지도와 지지도에서 40%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인 염홍철 후보에 맞섰던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의 지지율은 5%도 채 안 됐다. 하지만, 박 대표의 “대전은요?” 한마디로 한나라당은 극적인 역전으로 대전시장 등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나라당이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선거에서 역전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들이 쏟아기도 했다.
논리적 사고가 작용하기보다는 감성적 사고가 작용하는 선거에서 박 대표의 말 한마디는 대전이 중요하다는 박 대표의 의사표현이었고, 이는 대전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동안 정치적인 홀대받으며, 변방처럼 여겨졌던 대전의 유권자들에게 박 대표의 말 한마디는 '대전이 더는 변방이 아니고 대전이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박 대표의 '대전은요? '라는 질문에 대전은 표로 답해줬고, 지난 대선에서도 선거의 처음과 끝을 대전에서 하며, 대전에 애정을 보인 박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박 당선인이 대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동안 박 당선인이 보여줬던 행보는 대전시민들에게 '박 당선인이 대전을 변방 취급하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는 기대를 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기대는 신뢰를 중요시하는 박 당선인의 대전관련 공약을 반드시 실행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논리의 비약은 아닐 것이다.
최근 새누리당 정치권 일각에서 재원마련의 현실적인 어려움 등을 이유로 '대선 공약 수정론'을 거론되고 있다.
후보시절 공약했던 것을 100% 다 지키기는 어려운 일이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줄기차게 제기되는 공약수정론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박 대표에게는 커다란 유혹이고 한번 쯤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박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말로 공약이행을 통한 신뢰를 강조했고 '공약 수정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23일에는 새누리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과의 오찬에서도 “당선인 약속은 당의 약속이기도 하다”라며 국민과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원칙과 신뢰를 중요시한다는 박 당선인의 정치철학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이런 박 당선인의 말과 행동은 대전의 현안으로 떠오는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부지매입비 해결도 박 당선인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 당선인이 대선공약집을 통해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거점지구의 부지매입을 국고로 지원하고 조기 시행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 당선인이 대전에 보인 애정과 함께 신뢰를 최고선으로 여기는 박 당선인이 공약집에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부지매입비 국고지원을 약속까지 했으니 이보다 확신한 보증수표는 없다는 생각이다.
대통령 후보시절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가 대통령 취임 후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부지 선정에 대해 “정치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선거 유세에서는 충청표를 얻으려고 제가 관심이 많았겠죠”라고 입장을 번복했던 이명박 대통령과도 다를 것이다.
이 대통령의 말은 원래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 약속은 생각이 없었는데 그냥 얘기한 것이고 정권을 잡았으니 이제 솔직(?)하게 말하겠다는 고백처럼 들렸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말은 솔직함보다는 대통령의 말을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대한민국의 장래가 걱정된 것이 사실이다.
일이야 어찌 됐든 과학벨트 조성은 이제 박 당선인이 이끌 차기정권의 몫이 됐다. 박 당선인이 취임 전 각종 정부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입장은 아니지만 취임 후에는 과학벨트에 대한 태토를 분명히 해야할 것이다.
6년 전 박 당선인의 '대전은요?'라는 물음에 표로 대답했던 대전을 위해 박 당선인은 취임이후 “과학벨트는요?”라고 묻는 대전에 분명하게 답을 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