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24기 전문직 면접시험 문제가 두 번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자 충남 교육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충남교육청의 부실한 시험 관리에 대해 화살을 돌리는가 하면 외부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는 탄식까지 나왔다.
면접시험 문제의 두 차례 유출이 드러나면서 이 사건에 대한 검-경 수사는 더욱 확대되고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충남교육계 경악=이정희 전교조 충남지부 부지부장은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일이다”며 한탄했다.
이 부지부장은 “재출제 했다는 것은 출제위원들이 이미 유출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인데 이런 상태에서 계속 시험일정을 진행했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충남교육청 수뇌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정황상 충남교육청 핵심라인도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전문직을 뽑지 않더라도 시험을 중단시켜야 했다”고 주장했다.
충남교원들의 최대 단체인 충남교총 황환택 회장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황 회장은 “면접시험 문제가 두 차례나 유출됐다는 것은 일선에 있는 선생님들 입장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일이다”며 “요즘 타 시ㆍ도 교원들을 보면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착잡한 심정이다”라고 탄식했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황 회장은 “수사기관에서 확인된 사실이라지만, 아직 재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닌 만큼(교육계 안팎에서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경 수사 확대 전망=면접시험 문제 두 차례 유출 사실이 확인되면서 수사당국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수사 의지도 강하고 이같은 일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심증도 굳히고 있다.
대전지검 고위관계자는 “교육계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건 말도 안 된다”며 “지난해 시험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느낌이 있다. 오래된 관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계는) 검찰과 경찰 수사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지 말고 근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검-경은 출제위원들을 수사 선상에 올려 놓지 않았다.
하지만, 면접시험 문제 두 차례 유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출제위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차적으로 시험문제가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도 규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부 합격자가 건넨 돈이 과연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 윗선의 개입이 없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전망이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23일부터 24기 전문직 시험에 합격한 중등 교사 14명에 대해 소환 조사를 시작했다.
이미 이들 중 일부에게 “시험문제를 받는 조건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도교육청 시험관리 관계자와 24기 초등 전문직 합격자에 대해서도 수사가 예정돼 있다.
오주영ㆍ강제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