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돌풍의 팀 아산 러시앤캐시 원정경기에서 신치용 감독이 자리를 지킬 수 없게 된 것. 신감독은 현대캐피탈전에서 4세트 도중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하다 세트 퇴장을 당하면서 다음 경기인 러시앤캐시전에도 벤치에 앉을 수 없다.
러시앤캐시는 현재 V리그 남자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팀. 지난 19일 LIG손해보험까지 꺾으면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둔 러시앤캐시는 최근 9경기에서 8승1패를 거두며 무섭게 치고 올라와 2, 3위 싸움에도 뛰어들 태세다.
삼성화재도 지난 3라운드에서 러시앤캐시에 안방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더욱이 이번 4라운드는 아산 원정 경기다. 신감독도 러시앤캐시에 대해 “현재 남자부에서 가장 무서운 팀”이라며 “2위를 하기에도 충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보유할 팀”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나도 창단팀 감독을 해봤지만 젊은 선수들의 폭발력은 상상 이상으로 무섭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삼성화재는 러시앤캐시전 승리를 내심 자신하고 있다. 신치용 감독이 “삼성화재까지 무너지면 러시앤캐시를 누가 잡나요?”라며 여유를 보였을 정도다.
이유는 바로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다시 정비된 전력 때문이다. 특히 V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한 레오(쿠바)가 에이스로서 더욱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레오는 현대캐피탈전에서 양 팀 최다인 45점에 공격 성공률이 무려 65%에 이르렀다. 지난 17일 대한항공전에서 50% 밑으로 떨어졌던 공격 성공률이 풀세트 접전까지 갔던 라이벌 대결에서 다시 치솟았다. 승부처에서 살아나는 에이스의 면모를 톡톡히 과시했다. 신치용 감독이 러시앤캐시전에서 자신의 공백을 불안해 하지 않는 이유다.
레오는 “감독님이 벤치에 앉지 않아도 지시했던 내용은 항상 머릿속에 담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면서 “중요한 상황에서 맞대결하는 만큼 항상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있는 베테랑들 역시 신치용 감독이 믿는 구석이다. 레프트 석진욱(37)과 리베로 여오현(35), 센터 고희진(33)은 30대를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석진욱과 여오현은 올 시즌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후반기 들어 물샐 틈 없는 수비로 건재함을 과시했고, 고희진 역시 현대캐피탈전에서 5세트 승부처에서 잇딴 블로킹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팀 주장 고희진은 “러시앤캐시가 제일 복병이다. 감독님이 안 계시면 큰일”이라고 짐짓 걱정하면서도 “그래도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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