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매출 부진에 대해 일부 백화점 관계자들은 '설 명절을 앞둔 소비심리 위축'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이 새해 들어서도 좀처럼 열리지 않는 것이다. 백화점이 이 정도인데 재래시장은 오죽하겠는가.
지난해 하반기 국내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월과 9월 99를 기록하더니 10월 98, 11월과 12월 99 등 다섯 달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C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 때문에 올해 첫 정기세일에서 지역 백화점마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3년 국내 경제를 전망하면서 소비, 투자, 수출 등 세 가지가 동시에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른바 '트라이다운(Tri-Down)'에 직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올 하반기 이후 추세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민간소비 뿐 아니라 건설 및 설비투자는 더 개선될 것이며 수출도 주요국 경기 회복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률로 돌아설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전망일 뿐이며 하반기까지는 너무 멀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이미 한겨울 추위만큼이나 소비 위축에 얼어붙은 상태다. 설 명절 특수가 나름대로 있긴 하겠지만 소비심리에만 기대하기에는 앞서 분석한 '트라이다운'의 골이 너무 깊다. 특히 도청마저 내포신도시로 떠나보낸 원도심 상인들은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대전시청 직원들이 이곳에서 회의를 하고, 주위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해결될 일은 분명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는 '온누리상품권의 확대 이용 방안'을 비롯해 '재래시장 상인 서비스 교육 확대' 등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여는 길이 무엇인지 보다 다각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바람을 불어넣어줄 대전시의 행정 묘책이 진정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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