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것은 도로명 주소 방식의 폭넓은 정착이다. 1년 반 넘게 병행 사용이 진행 중인데도 오로지 지번 주소 한 가지만 고집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자신의 집 주소를 인지하는 39.2%도 막상 사용에는 낯설어하는 도민이 많다. 지번 주소의 해결책으로 나온 도로명주소가 오히려 허점과 혼란을 가중한다면 안 될 말이다.
지난 2011년 7월 19일부터 새 주소가 법정주소 효력을 가졌음에도 실생활에서는 걸맞은 효력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규정대로 병기해도 습관적으로 행정동명과 익숙한 지번으로 위치를 찾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런 식으로는 빠른 정착은 물론 내년 전면 사용이 힘들어질 수 있다.
주소 변경에 따른 양적인 홍보 미흡보다 홍보 방식의 미숙도 문제다. 전국적으로 시행된 설문이긴 하지만, 조사 방법 또한 새 주소를 불편 없이 인지하고 찾는지를 준거로 삼아야 옳다. 새 주소는 짧지 않은 준비기간을 거쳤지만 숨바꼭질하듯 겉돌고 있다. 정확히 기억할 뿐 아니라 정확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도로명주소 사업은 국가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그런 만큼 한 세기 넘도록 써온 기존 지번주소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주소가 바뀐 사실의 인지 여부는 그다지 큰 의미는 없다. 도민 의견대로 행정기관부터 적극 사용하고 쇼핑몰과 웹 이용 과정의 주소 사용 기반 미흡 역시 해소해야 한다.
새 주소를 부수적인 주소쯤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바뀌어야 조속한 정착이 가능하다. 충남도민 중 택배, 우편물 배달에 불편이 없어야 한다(31.3%)는 의견이 많은 것은 제도 존립과 관계되는 일이다. 내년 1월 이전에 병행사용 아닌 도로명주소만 사용하면서 보완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얼마나 아느냐는 너무 기초적인 설문이다. 새 주소 만족도와 당장 시행 가능한 도민이 어느 정도인지의 기준이 지금 시점에서는 더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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