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동학사 인근 모 펜션.
이곳은 지난해 7월 충남교육청 24기 전문직 시험 출제위원들이 합숙했던 장소다.
본보 취재진은 21일 이곳을 직접 찾아 펜션 관계자를 만났다.
관계자 A씨는 취재진이 기자임을 밝히자 언론보도를 통해 충남교육청 전문직 시험문제 유출의혹 소식을 아는 듯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라며 놀란 심정을 드러냈다.
A씨는 “지난해 7월 출제위원들이 펜션을 통째로 빌려 수일간 합숙을 했고 외부인 접근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방을 임대해 준 이후에는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숙이 끝나고 나서는 경찰들이 찾아와 펜션에 설치된 CCTV를 보여달라고 해서 협조해 준 바 있다”고 덧붙였다.
출제위원 생활상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이 관계자는 한 가지만은 분명히 밝혔다.
펜션 내부에서 취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애초에 출제위원들이 (합숙기간 동안) 밥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전체 인원이 소수라 제안을 거절했다”며 “하지만, 우리 펜션에서는 방마다 취사시설이 완비돼 있어 안에서 투숙객들이 밥을 해 먹을 수는 있다”고 확인해 줬다.
출제위원들이 이곳에서 합숙하면서 스스로 보안을 철저히 지키려 생각했다면 외부 출입을 삼갈 수 있었던 대목이다.
펜션 인근에는 수백여m 떨어진 곳에 등산객들이 자주 들르는 식당가가 조성돼 있었다.
마트와 노래방까지 눈에 띄었다.
취재진이 찾아간 이날에도 평일임에도 계룡산을 찾는 등산객과 식당 이용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출제위원들이 외부로 나가 밥을 사먹는 과정에서 외부인 접촉차단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음을 짐작게 하는 정황이다.
외부로부터 철저히 격리해 시험문제를 낸다는 이른바 '감금 합숙'과는 어울리지 않는 주변 환경임을 보여준다.
출제위원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교육청 관계자는 “출제위원들이 내부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외부로 나간 것은 그동안의 관행이 그랬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출제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를 함께 투숙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제도 개선의 의지를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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