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주 공주교육대 교수ㆍ교육행정학 |
첫째, 우수한 교사를 확보할 수 있는 인력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다. 시스템이 미비한 상태에서 단위학교는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인력소개업체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는 필요한 자격기준에 맞는 강사를 선발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 인력소개업체가 많아지면서 업체 간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으며, 또한 인력소개업체와 강사와의 불공정 노예계약이 지적되기도 한다.
둘째, 강사의 질 관리를 위한 아무런 대책이 없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처럼 방과후 학교 교육의 성패는 교사의 질에 달려있다. 똑같은 내용을 똑같은 학생에게 가르친다고 하더라도 교사가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교육경험의 질, 즉 성취가 달라진다. 따라서 방과후 학교 교사를 학원을 능가하는 프로 교사로 만들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적합한 강사를 선발한 후에는 교수ㆍ학습에 관한 이론을 비롯하여 각종 교육학 이론과 실무에 관한 연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 교사의 대부분이 교사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고 있어 연수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진다.
셋째, 단위학교 차원에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학생들이 방과후 학교 활동에 충실하게 하려면 학생의 흥미나 욕구, 소질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계속적으로 연구ㆍ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교사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개발하는 데는 시간ㆍ물리적 한계가 있다. 방과후 학교 교사의 계약 그리고 지도ㆍ관리 및 행정처리가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해야하는 교사에게는 업무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과학 기술부는 지난해 대학주도 방과후 학교 예비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강사의 선발과 연수, 프로그램 개발, 고용안정과 노무관리를 하도록 했고 현재 대전과 충남에서는 6개의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방과후 학교가 정규수업시간외에 이루어지는 '다음학교'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조치로 여겨진다.
대학주도 방과후 학교 예비사회적 기업이 방과후 교사와 방과후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방과후 교사의 질 관리, 수요자중심의 적합한 프로그램의 개발, 방과후 교사의 불공정 노예계약을 해결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해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단위학교에서는 방과후 학교의 실행에서 발생하는 많은 업무를 경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점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학의 방과후 학교 예비 사회적기업에 대한 교육행정기관의 행정지도 및 홍보의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학교장은 방과후 학교의 전문적 관리를 통한 성공적 운영을 위해 현재의 방과후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에 앞장서야 한다.
이러한 대학주도 방과후 학교 사회적 기업을 통해 현재의 방과후 학교가 보다 나은 '다음학교'(Next school)로 새로 태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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