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연장' 지자체 촉각

새정부 세수감면분 국비보전 대책 의문… 지방재정 악영향 우려 기존 미보전액도 '눈덩이' 대전 200억ㆍ충남 188억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 추진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침체돼 있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찬성하는 모습이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행'을 위한 재원확보에 비상이 걸린 새정부가 취득세 감면분에 대한 보전대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8일 국회에서 고위당정회의를 열고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 등 박 당선인의 민생안정 정책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득세 감면연장 기간은 연말까지가 유력하지만, 일부 이견이 있는 상황. 취득세 감면 연장 기간과 재원마련 등 구체적인 방안은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9일 9억원 이하 주택은 현행 2%에서 1%,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주택은 4%에서 2%, 12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4%에서 3%로 취득세율을 낮추는 감면안을 발의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자체들은 마냥 반기지만은 않고 있다.

부동산 취득세를 감면해줄 경우 세수가 감소해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을 옥죌 수 있어서다. 특히 현재 취득세 감면 연장 계획만 있을 뿐 감면분에 대한 재원 마련 등 지자체 국비 보전대책이 나오지 않아 정부가 100% 보전해 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

여기에 지자체들은 전년도 취득세 감면분에 대한 국비 미보전액이 남아 있는 상태다.

대전시는 2011년 전체 취득세가 895억원이지만 이중 감면액 190억원을 아직 보전받지 못했다. 지난해 취득세 추정액 200억원 중 190억원만 보전받았을 뿐이다.

시 관계자는 “국비보전만 해준다면 취득세 감면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정부도 보전원칙을 세우고 있지만, 재원마련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충남도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도의 취득세 감면분 미보전액은 2011년 101억원, 2012년 87억원 등 총 188억원에 이른다. 도는 정부가 전액 보전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2011년 전국 취득세 감면액은 2조3000억원에 이르고 지난해에도 상당액이 감면됐다”며 “취득세 감면 국비보전 문제는 조만간 열릴 예정인 전국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전국적 차원에서 건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태구ㆍ김민영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