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보는 감사원 발표에서 두 차례나 언급됐다. 세굴을 방지하기 위한 보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됐다는 것이 하나고, 보수도 부실하다는 것이 하나다. 물 흐름에 의해 보의 기초부분이 파이는 세굴은 보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공주보의 세굴은 지난 국감에서도 지적됐다. 국감에서 국토부는 공주보의 세굴현상을 확인하고도 축소ㆍ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 경험에 비추어 “안전하다”는 말은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작년 10월 백제보 구간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4대강 사업 때문이라 단정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을 뿐 지금껏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감사원은 보의 수질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강 중간에 들어선 대형 보가 물 흐름을 막았기 때문이다. 나빠진 수질이 물고기 집단폐사를 부른 원인은 아닐까 의심 가는 대목이다.
이 시점에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설 일만은 아니다. 이명박 정권이 치적으로 내세운 핵심 국책사업이 총체적 부실 판정을 받았으니 불쾌한 일이겠으나 정부부처끼리 상반된 주장을 펴는 것은 국민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 중요한 것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것이고, 정상적인 점검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보의 안전성을 유지하고 수질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겸허하게 강구하는 것이 옳은 자세다. 보의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된 만큼 객관적인 조사단을 꾸려 전면적인 점검을 하고, 정말로 안전한지 국민들에게 속 시원하게 밝혀야 한다. 더 이상 보의 안전성 문제를 쉬쉬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4대강 사업의 결과를 보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바로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 정부는 부실 사업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고, 말 그대로 금강을 살리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금강이 어떤 강인가. 충청인의 젖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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