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시민의 문화ㆍ정서적 유대감이 있는 문화 사랑방 구실도 감당한다. 그런 향토서점 중 대형서점까지 경영난에 쓰러지는 현실에서 소규모 골목서점과 지역 출판업계가 과연 버텨낼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다.
향토서점의 위기는 인터넷 확산과 온라인 서점의 지나친 가격할인 경쟁, 독서문화의 퇴조 등 여러 이유가 얽혀 있다. 책은 서점에서 보고 구입이 정작 인터넷 서점에서 하는 풍토도 한몫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책값의 무질서가 문제다. 지금처럼 인터넷 서점의 무차별 할인 공세가 계속된다면 살아남을 향토서점은 없다.
서점들이 도서정가제 정착을 촉구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정부나 정치권도 더 이상 눈치만 보지 말고 도서정가제 완전 실시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나아가 부산처럼 문화계와 출판계, 시민단체가 연합해 향토서점 살리기 운동을 펴봤으면 어떨까 싶다. 시민은 물론 지역 기업이나 지자체 도서관 등 공공기관이 향토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하고 구입도서의 양도 늘리도록 하는 것이 요체다.
지역민과 애환을 같이 해온 문화공간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은 문화적, 사회적 자산을 잃는 것이다. 대전ㆍ중앙 등 사랑받던 '토종' 극장들이 사라진 것도 그렇다. 이는 지역에 뿌리를 둔 문화 인프라와 그 저변이 옅어지고 회생불능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결코 의미가 가볍지 않다.
향토서점에 대한 더 깊은 애정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지역 정서에 부합하는 문화공간을 더욱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향토서점이 사라진 곳에서는 지역문화 역시 꽃피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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