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7일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공약 수정론이 거론되는 것에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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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뒤 “대선 기간 동안 국민들께 내놓은 공약들은 실현 가능성과 재원 마련 가능성 등에 대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하면서 진정성을 갖고 하나하나 정성껏 마련한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 정부가 시작도 되기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인수 작업이 끝나지 않았고, 아직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성을 다해 만든 대선 공약에 대해 '지키지 마라', '폐기하라', '공약을 모두 지키면 나라 형편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부부처와 여당 일각에서 제기된 내용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에 마련한 정부조직개편안에 관하여 국회에서 잘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김용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이같이 발언한 것은 정부부처는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제기된 목소리를 좌시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출범도 되지 않은 새 정부의 정책이나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여기저기서 토를 달아 힘을 뺀다면 국정 초반부터 당선인의 의지가 흔들린다는 생각에 기초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위 윤창중 대변인은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 재차 그간 밝혀왔던 인수위 업무지침을 언급하며 “국민 혼선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정된 사항을 밝히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함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변인은 “(정부부처가 인수위에 보고한) 세부이행계획을 우리가 한 번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인수위가 공약을 수정한다거나, 폐기하라 한다거나, 이대로 가면 나라형편이 어려워진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해 그간 밝혀온 인수위는 새로운 정책 개발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새 정부의 국정로드맵을 그리는 역할에 충실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여당에서 나온 '공약 속도조절론에 대한 메시지인가라는 질문에 “굳이 확대해석은 않겠지만 부인도 안하겠다”고 말해 부정하지 않았다.
새누리당과 야당 일각의 공약 실현가능성에 대한 비판에 대해 인수위가 정면 대응하고 나섬에 따라 공약 실현여부와 재원마련 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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