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문희준은 록을 하면서부터 수많은 안티에 시달렸고 음악 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록을 애지중지 마음속에 품어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당시엔 록에, 이번엔 덥스텝에 꽂혀 그 음악에 매진했고 거기서 나온 결과물일 뿐이다. 분명한 건 힘들어서 도망간 것이 아니다. “H.O.T 활동의 두 배가 넘는 시간을 홀로 싸웠다”는 그의 말처럼 지난 12년의 세월이 대답이다.
“편하게 하고 싶었으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후에 바로 댄스로 전환했을 거예요. 사실 이렇게 오래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욕을 먹으니까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아요. 그 장르답게 쓰다가 더 어려워지고 더 대중과 멀어지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군대에 있을 때 문득 '내가 누구랑 싸우고 있지'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엔 대중적이지 않아도 센 록을 하고 싶었다면 지금은 대중에게 사랑받고 함께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이 문희준의 달라진 마음가짐이다.
문희준은 치열하게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
“덥스텝을 들고 나왔는데 덥스텝이 아니면 안 되지 않나”란 생각에서다. 1번 트랙 '파이오니아'은 덥스텝을 차용한 게 아니라 순수 덥스텝이고 일렉트로닉 댄스에 덥스텝 및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결합시킨 타이틀곡 '아임 낫 오케이'(I'm not ok) 작업에는 꼬박 1년2개월이 걸렸다.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었으면 앨범명이 '비긴즈'가 아니라 '리턴'이었을 것”이라는 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자 했던 그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곡뿐만 아니라 무대 위 퍼포먼스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허리를 90도로 꺾는 동작이 있는데 예전엔 그 자세로 노래도 불렀는데 이젠 우두둑 소리가 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분위기만 댄스인 것을 보여주긴 싫었어요. 모든 소스들을 모두 춤으로 표현했고 춤만 따로 봐도 음악이 들리는 게 콘셉트에요”
“H.O.T로 활동하는 5년은 정말 행복했어요. 이후 12년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은 즐거웠지만 대외적으로는 힘들었어요. 이젠 사랑받고 싶어요. '정말 열심히 만들었네' 정도의 반응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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