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을 비롯한 지방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비수도권 권역의 국토균형발전 또는 자원의 효율적 이용 측면에 대한 '견제구' 성격을 띠지 않을까 해서다. 경인대도시권 설정의 구체적 윤곽은 안 나왔지만 어떤 형태로든 수도권 규제완화로 흐를 공산이 크다. 대수도권론에 지방이 맞대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지방의 본심은 수도권 발목잡기 차원이 아니다. 마치 국가경제를 독식하겠다는 듯한 수도권 이기주의에 대한 자구권 성격의 저지인 것이다. 현재의 이분화된 국토 공간 구조를 깨는 데 유지될 것이 오히려 수도권 규제다. 경기 침체 완화, 난개발 방지, 낙후지역 개발이 부수 목적이더라도 그 결과가 문제다.
수도권의 융복합 도시개발은 불균형의 심화를 부를 것은 필연이다. 혹시라도 대수도권의 부활, 이를 위한 대체입법을 생각한다면 용역부터 철회함이 옳다. 수도권은 성장 신화에 대한 신봉보다 12%에도 못 되는 면적에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한 데 따른 혼잡 비용 완화에 보다 비중을 둬야 한다. 외형상 광역적인 통합행정의 효율성을 말하면서 내면으로 집중의 고비용을 키우는 일은 특히 삼가라는 것이다.
기존 광역권 등의 개념과 겹치는 '대도시권'의 틀과 국토 이용계획을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짜는 것 역시 사리에 맞지 않다. 수도권 경쟁력 제고는 기존 규제완화의 정책적 뿌리를 흔들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수도권에 모든 가치와 효용성이 집중돼야 한다는 의식, 각종 수도권 역차별로 국가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인식부터 수정하는 게 먼저다.
정확한 의도는 앞으로 공론화 작업이 진행돼야 읽힐 것 같다. 미리 못박아둘 사실은 우회적인 방법, 즉 대수도권론의 연장선상이라면 지방의 역풍을 맞는다는 점이다. 반분권적, 반분산적이거나 지방의 희생을 담보로 해서도 안 된다. 더 화급한 것은 균형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다. 수도권은 지금 이름만 붙이지 않았을 뿐, 이미 대수도권 내지 경인대도시권이 돼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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