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농협의 주유소 사업이 확대될 경우 영세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지역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6일 (사)한국주유소협회 대전시지회에 따르면 농협 주유소는 막대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지역 주유소의 평균가격보다 적은 저가 판매 영업전략을 펼쳐, 생계형인 대다수의 지역 토착 주유소를 위협하고 있다.
현재 농협 안영동 하나로마트가 주유소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안영동 하나로마트 기준 반경 3km 내 22개, 5km 내 51개의 주유소 사업자들은 도산위기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주유소협회는 농협 주유소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주유소 사업은 거리제한 철폐와 각종 규제의 완화(허가제에서 등록제로의 변화 등), 가격의 자율화, 대체연료의 등장으로 인해 고사의 위기에 처해 사양산업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기름값(2012년 11월 기준) 중 세금(47%)이 세전 정유사가격(45%)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혜택을 준다는 명목으로 알뜰주유소, 마트주유소, 농협주유소 등 대형자본의 주유소 진출 허용은 대형자본에 의한 소형자본 개인 주유소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나아가 현재는 유가(소비자가격)를 낮춰 소비자에게 이득인 것처럼 보이나, 향후 개인 및 자영(임대) 주유소의 고사 및 소멸로 소비자들도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는게 협회 측의 예측이다.
주유소협회 대전시지회 관계자는 “지난해 대전 주유업계에서는 총 292개 업소에서 59개(약 20%) 업소가 명의 및 상호를 변경했으며, 이 가운데 5개 업소는 경영난으로 폐업을 했다”면서 “농협과 같은 대자본의 다양한 소매사업 진출은 시간의 문제다. 향후 농협의 주유소 진출 확대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을 어려움에 빠트리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주유소 사업은 수익 목적이 아닌,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면서 “각자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유소협회 대전시지회는 지난달 관련 구청(중구청)에 농협 하나로마트 석유류 판매시설 설치 반대라는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최근 농협 주유소 사업 반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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