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유출 첫 보상… '턱없는 금액' 줄소송 불가피

총손해액 7341억 인정… 신고액의 17.37% 수준

법원이 2007년 허베이 스피리트호 원유 유출 사고의 총 손해액을 7341억원으로 인정했다.

사고 발생 5년 만에 처음 법원이 손해액을 산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피해주민 요구금액은 물론, 국제기구의 산정금액과도 차이가 커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김용철 부장판사)는 16일 유류 오염 손해배상 책임제한 절차 개시 사건에 대해 신고된 채권의 제한채권 인정 및 그 내용을 정하는 사정재판에서 이 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총 손해액은 7341억4383만3031원으로 인정했다. 이는 전체 신고금액(피해주민들의 피해액+방제비용+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채권)인 4조2271억4848만원8408원의 17.37% 수준이다.

국제기금(유류 오염손해보상 국제기금ㆍIOPC 펀드)이 손해로 인정한 1844억6413만6498원보다 4배 정도 많은 액수다.

총 손해액 중 피해주민들의 손해액은 4138억73만1359원으로 인정했다. 수산 피해와 각종 영업에 따른 손실로 주민들이 신고한 3조4952억3035만5251원의 11.84%로 국제기금이 피해로 인정한 829억여원의 5배에 달한다.

피해주민들에 대한 사정재판 인정금액 중 수산분야는 3676억3195만7306원이고, 비수산 분야는 461억6877만4053원이다.

피해주민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맨손어업 등 신고어업자 9만249건, 신고금액 1조2178억4892만4109원에 대해서는 2376억972만2869원(신고금액의 19.51%)을 인정했다. 국제기금이 인정한 177억7115만289원보다 13배 정도 많은 액수다.

영업에 종사하는 채권자 중 손해 발생사실은 인정되지만, 증빙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못한 채권자 3000여명에 대해선 동정업계 매출액과 종사자 임금 수준 등을 고려해 46억원의 손해액을 인정했다.

사정재판으로 확정된 채권은 지난 10일자 환율을 기준으로 1458억6400만원 범위에서 유조선사인 허베이스피리트사가 부담하고 이를 초과하면 국제조약에 따라 3298억4860만원의 한도 내에서 IOPC펀드가 책임을 부담한다.

사정재판으로 확정된 손해액이 이 한도를 초과함에 따라 한도 초과분은 유류오염사고 지원 특별법에 따라 정부가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피해주민과 자체조사로 손해액을 산정한 국제기금 등 양측 모두 법원의 판단에 불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판부는 “50여명의 검증단이 14개월 동안 종합적으로 검증해 사정재판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정재판에 불복하면 결정을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해당 법원에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윤희진ㆍ서산=임붕순ㆍ태안=김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