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티즌 김인완 감독이 16일 오전 제주시민구장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대전시티즌 제주 전지훈련장을 가다
“수비라인이 너무 벌어졌잖아. 공만 보지 말고 사람도 보면서 빨리 공백을 메워야할 거 아냐.”
16일 오전 제주시민구장. 김인완 대전시티즌 감독은 수비 훈련을 받는 선수들에게 큰 소리로 지적했다.
한편에선 조진호 수석코치가 몇몇 선수들에게 수비라인 유지와 관련한 세밀한 사항을 설명하고 있었다.
감독과 수석코치의 코멘트를 받은 선수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곧바로 자신의 포지션으로 뛰어가 훈련에 합류했다.
때때로 부는 제주 특유의 강풍 속에서 선수들은 저마다 땀으로 젖은 머리를 휘날리며 수비와 공격, 패싱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자신의 포지션을 중심으로 공과 사람을 놓지지 않으면서 이리저리 오가느라 정신이 없을 법도 하지만, 감독과 수석코치의 고함 소리에는 귀를 기울였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이번에 합류한 공격수 정성훈은 전북으로 이적한 '벨기에 특급' 케빈의 위치인 중앙 센터에서 득점력을 높이는 훈련을 했다.
훈련을 하던 중 물을 마시기 위해 구장 밖으로 뛰어나오는 선수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선수가 걷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김 감독의 방침 때문이다.
성실하지만, 선수 때부터 몸에 밴 김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보이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이번 제주 전지 훈련의 주 목표 중 하나인 빠른 돌파를 중심으로 한 공격 훈련 중에 갑자기 “타이밍이 늦었잖아. 윙이 들어오면서 중앙과 맞은편 윙까지 제대로 보고 넘겨줄 생각을 해야지”라며 손을 휘휘 저었다.
선수들이 한 박자 느린 공격 템포를 보인 것을 놓치지 않고 지적한 것이다.
선수들은 수비라인 훈련에서도 날카로운 김 감독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
볼의 움직임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며 실시간으로 반응해야 하는데,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구장 밖 한 켠에선 부상 선수들이 의무팀 재활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가벼운 스트레칭 등을 하며 몸을 풀고 있었다.
김 감독은 “이번 훈련에서 선수 몇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 중 2명은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이라며 “제주에선 빠른 돌파를 중심으로 한 공격과 조직적인 수비라인 구축이 전지 훈련의 큰 목표다. 나름의 성과는 있지만, 아직 몇몇 선수들이 따라오질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시티즌은 유명 스타플레이어보다는 근성, 체력, 조직적인 축구를 바탕으로 싸워야할 팀이다. 제주, 그리고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이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장을 맡고 있는 중앙수비수 이정열은 “수비와 공격 전환, 체력, 수비라인 전술 훈련등에 짜임새가 있고, 훈련 시간에는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줘서 좋다”며 “올 시즌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제주로 온 대전시티즌 선수들은 이 곳에서 체력을 끌어올리고, 기본 전술을 익히는 등 오는 23일까지 올 시즌 기초 포매이션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최두선 기자 cds081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