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 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들이 16일 시험문제 유출 장학사 사건과 관련해 수사 촉구를 위해 충남지방경찰청을 방문하고 있다.
김상구 기자 |
교육청은 출제위원과 면접위원이 누군지를 물어봐도 관련서류를 충남경찰청이 압수해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만을 늘어놓고 있다.
▲모르쇠가 사태 악화 불러와=본보 취재 결과, 이번 사태의 핵심인 출제위원들의 합숙 출제가 관련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커다란 파문이 일고 있다.
'방목 합숙'에 가까웠다는 비야냥을 들을 정도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시험 관리에 철저를 기했다는 식의 원론적 답변만을 되풀이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출제위원들의 '기행'이 알려지면서, 교육청은 사면초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취재도 쉽지 않다. 관련 담당자들이 자리를 비는 경우가 많고, 접촉이 돼도 관련 자료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분위기이다. '기억이 나지않는다'거나, 출제위원회가 논술 문제를 냈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설명할 게 없다는 식이다. 지도 감독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말이다.
본보가 16일 면접위원들이 누구인지를 물어보자, 실무 장학사는 자신이 답변할 사항이 아니라며 답변을 거부하는 등 사태를 풀려는 생각보다는 사건을 감추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이번 기회에 확 바꾸자=현장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이런 태도에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남교총과 현장 교사들은 일부 깃털이 아닌 '몸통'의 실체를 찾아내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방학 기간이지만, SNS와 통신수단 등을 통해 그동안의 루머들이 사실로 드러난 게 아니냐며 심각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전교조 충남지부의 한 관계자는 “전문직 시험의 환부를 철저히 도려내도 도민들의 실망감이 이만 저만한 게 아닌데 핑계에 가까운 해명을 늘어 놓는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현장 교사 A씨는 '그들만의 리그'를 깨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제위원에 일선 교사를 참가시키고 외부 인사의 참여 비율을 늘려 시험의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바른 품성 운동과 청렴서약서를 받으며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충남교육청이기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갖는 자괴감은 더욱 크다.
천안의 학부모 B씨는 “툭하면 터지는 충남교육의 인사비리에 바른 품성 운동을 펴는 교육당국을 학생들이 신뢰하겠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혀를 찼다.
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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