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
그런데 그 다음에 딸아이와 나눈 대화에서 더 큰 문제를 느꼈다고 했다. 부모가 듣기에는 분명 욕하는 소리인데 딸아이는 그게 욕인지 느끼지 못하는 거였다. 친구와 주고받은 말에 '존나', '씨벌', '개XX2세손', '개X자식' 같은 표현이 욕인가 일상용어인가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실이었다. 아이의 그릇된 변화를 꾸짖어야 하는지, 교육의 잘못과 사회의 타락을 탓해야 하는지, 자신의 무지를 자책해야 하는지 답답하고 가치관이 흔들린다고 했다.
이제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바른 품성을 함양하는 인성교육이 가장 중시되어야 한다. 지식을 쌓고 학력을 최고로 생각하는 가치관은 바뀌어야 한다. 이제까지의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 위주, 정보 중시의 패러다임이었다. 앞으로 스마트 사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품성을 지닌 사람됨이다. 그 다음이 창의적인 능력이고 따뜻한 감성이다.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소통, 배려, 휴머니즘, 인간 중심의 가치관이다.
이 세상에 바른 품성을 전제하지 않은 지식은 가치가 없다. 오히려 사회에 해악이 될 수 있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품성이 갖춰지진 않은 행동은 지탄의 대상이 된다. 바른 품성을 지니지 못한 뛰어난 기술 인재가 자신을 길러준 회사를 버리고 외국기업에 특허를 넘긴다는 뉴스를 접하면 인성교육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우리교육청에서는 학생들에게 바른 품성을 지니는 인성교육을 실시하고자 '바른 품성 5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 운동을 지역사회에도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지역 주민들도 칭찬, 질서, 공경, 봉사, 나라사랑의 다섯 덕목만큼은 알고 있는 듯해 뿌듯하다. 다섯 덕목으로 모든 인성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 다섯 덕목만이라도 몸에 배어 생활화된다면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나가서 올바른 인재로 활약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교육계에 쉽게 누구에게나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 있다. '창의 인성 교육'이라는 용어다. 어느 학교의 연구시범학교 공개보고회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데 이 용어를 아마 스무번 넘게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인성교육을 중시하겠다는 좋은 말이다. 좋은 용어임에 틀림없지만 충남교육에서는 새해부터 이 용어에 변화를 주어 사용해 나가고자 한다. '바른 품성 창의 감성 교육'이라는 말이 좋을 듯싶다. 이 용어에는 학생들의 교육 내용으로써 바른 품성과 창의성, 감성을 중시하며 이 셋 중에서도 바른 품성을 가장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표현이다. 물론 이 세 분야가 융합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최상의 교육이지만 구태여 중요도를 논하자면 이러하다는 것이다.
바른 품성 함양에 진력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창의력 신장에 힘써야 한다.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시가를 능력껏 외워도 보고, 영어교과서도 큰 소리로 외워 보며, 동아리로 어울려 수학공부도 할 일이다. 체험과 탐구로 각 교과의 창의력을 키울 일이다. 또한, 체육음악미술 교육 강화로 감성도 길러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이 세 가지가 교육활동 속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바른 품성 교육이 특별히 가장 중요하기에 재삼 강조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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