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 저
|
스웨덴 한림원은 모옌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기괴하고 잔인한 사회상을 환각적 리얼리즘으로 풀어내며 새로운 문학세계를 창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환상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일컫는다. 또 프란츠 카프카, 찰스 디킨스와 비견되는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베를린영화제 최고작품상에 빛나는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인 모옌은 『모두 변화한다』에서 1969년부터 2008년까지 살아온 이야기 중 가장 '핵심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사건들을 소개한다.
중국의 변화와 자신의 변화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었던 그는 '중국'의 이야기 이전에 '나'의 이야기를 쓰기로 작정한다. 책은 그렇게 탄생했다.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그는 가장 핵심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인생의 사건들을 짚어 내며 삶의 의미와 집필의 기원을 회고한다. 결국 책은 엄혹하고 가난한 시대상 속에서 변해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인간, 사회,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남긴다.
모옌은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어느 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한 작가의 작품은 그가 잘 아는 사실과 기억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곧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려면,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책의 형식은 마치 한 편의 소설과 같다. 1인칭주인공 시점으로 서사가 매우 촘촘하며 기승전결이 분명하다. 그러나 완전한 소설은 아니다. 이 책은 '재미' 있는 자서전이다. 중국 내 '검열'의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모옌의 재치는 소설과 에세이 분야를 오가며 '환상적 리얼리즘'의 대가답게 독자들을 그야말로 '환상'과 '사실'의 경계에 서게 만든다. 생각연구소/모옌 지음/문현선 옮김/168쪽/1만 2000원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