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전 케네디 외 |
이 책은 비행기의 탄생에서 디지털 혁명까지 괄목할 만한 기술의 진보, 내전ㆍ학살ㆍ테러의 만연과 음악ㆍ영화ㆍ패션의 만개 등, 모든 국가와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 주요 사건과 변화들을 일목요연하게 펼치고 있다.
20세기는 유사 이래 가장 폭력적이면서도, 의학, 과학, 복지, 경제적 안정 등에서 가장 급속한 진전을 보였다. 또 여성 해방의 세기인 동시에, 많은 여성이 빈곤에 시달리거나 남성이 규정해놓은 복장 및 행동 기준을 강요받은 세기였다. 무엇보다 역설적인 것은, 인간이 만든 핵무기가 자연에 대한 지배력을 넘어 인류 문명까지 말살시킬 파괴력을 지녔다는 사실이다.
20세기는 풍요로운 발견의 세기였다. 1900년에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가던 유럽과 북미 국가들은 전화를 사용하고, 최초의 자동차를 몰며, 축음기를 들었다.
진보는 새로운 사상과 새로운 갈등을 잉태했다. 독일 사회주의자 칼 마르크스(Karl Marx)는 근대 산업자본주의에서 전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놀라운 자기증식력을 발견했다. 소련과 중국의 지도자들은 마르크스가 틀렸음을 입증하고 전 지구상에 공산주의를 확립하고자 했다. 공산주의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을 지배하며 절정에 달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공산주의의 확장에 맞서 싸웠다.
20세기 역사에서 증오는 결코 모자란 적이 없었다. 이 책에는 20세기를 결정지은 수많은 폭력과 차별, 강압에 관한 사진들이 담겨 있다. 그러나 지난 세기를 섣불리 재앙으로 규정짓기에 앞서, 자치와 안보, 경제적 성장을 경험한 공동체와 장기간의 평화, 수많은 생명을 구한 의학과 농업의 발전, 세상을 활기차고 풍요롭게 만든 대중문화의 성장 등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지식갤러리/수전 케네디 외 지음/이시은ㆍ최윤희 옮김/320쪽/3만8000원
배문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