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 '터키' 감미로운 여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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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 '터키' 감미로운 여행 에세이

1만년 역사 지닌 형제의 나라로 독자 초대 작가의 상상력으로 일상풍경 재탄생 시켜

  • 승인 2013-01-16 14:13
  • 신문게재 2013-01-17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그리운 내가 온다

▲ 박범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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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신 저
“이 찰나와 같은 인생에서 진실한 사랑만이 가장 큰 권력이며 그것이야말로 불멸로 가는 너른 길이다.”

영원한 사랑과 불멸의 삶에 대한 박범신의 강렬한 꿈은 그를 1만 년의 역사를 지닌 터키라는 탐구지로 이끈다.

천천히, 한없이 느릿느릿 걸어도, 생이 다하기 전에 마침내 별에 도달하는, 불가능한 꿈을 꿀 수 있게 해 주는 도시 이스탄불에서 그의 여행이 시작된다. 유럽에서 시작해 아시아로 끝나는 곳, 유럽이 끝나고 아시아가 시작되는 곳. 두 문화가 요지경처럼 섞여 있는 나라 터키에서 박범신은 오랜 역사와 세계인의 영혼을 마주한다.

작가는 우리와 참 많이 닮은 터키의 전통 음식을 함께 먹고, 집을 구경하고, 서툰 솜씨지만 그들의 춤을 함께 춰 본다. 과거의 영광이 아스라이 멀어져 간 수중 도시 케코바에서, 수면 아래로 보이는 과거 사람들의 흔적에서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저 들끓고 있는 너른 세계를 떠나, 일상의 안락한 꿈, 고요하지만 따뜻한 사랑의 지향이 배어 나오는 곳. 터키로의 기행은 그에게 '길에서 길로 다시 이어지는 인생여행'인 동시에 회복, 즉 힐링이기도 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나를 찾는 것이야말로 충만한 삶으로 가는 첩경이며 머무는 인생이 된다.”

터키에서 내면의 여행을 하는 동안 박범신의 손에는 수첩과 펜이 들려 있었다. '영원한 청년 작가'로 불리고 싶은 『은교』의 소설가는, 그곳에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감성을 독자의 마음속으로 전해준다. 한 달여간의 여행 동안 그와 함께 터키를 보고 체험하고 느꼈던 박민정 포토그래퍼의 사진은 글의 감동을 더해 준다.

이 글을 읽는 누구나 박범신만의 기행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져든다. 소소한 일상 풍경을 묘사해 내는 작가 특유의 상상력이 더해져 그의 시선이 닿는 터키 곳곳은 새롭게 태어난다. 여행객이 되어 이스탄불의 사원과 마을, 거리와 상점을 탐방하던 그가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 준다. 하늘에서 관망하는 카파도키아의 지하 도시를 지나 하렘의 숨겨진 방안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생동감이 넘치는 시장 그랜드 바자르와 종교적 엄숙함이 그득한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에서, 삶을 노래하는 영원한 시인 박범신을 만날 수 있다. 맹그로브숲/박범신 지음/328쪽/1만4800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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