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한 대형서점 한켠에 분야별로 잘 정리된 헌책코너. |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대형서점들은 새 책이나 다름 없는 중고책 판매를 통해 호황을 누리는 반면, 동네 헌책방은 손님이 없어 울상이다.
15일 지역 한 서점에는 헌책을 사고 팔 수 있는 '노란 불빛의 책방' 코너가 만들어져 이용객으로 북적였다.
대형서점의 헌책방 코너는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도서복지기금에 사용한다는 취지로 진행돼 착한 기부는 물론 분야별로 정리된 헌책들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더욱이 접근성도 편리한 대형서점에서 새 책이나 다름없는 중고책을 반값에 살 수 있어 '헌책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반면, 동네 헌책방들의 분위기는 씁쓸한 상황이다. 동네 헌책방들은 접근성이 좋은 대형서점의 중고서가와 달리 책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동구 원동에 위치한 A 헌책방의 경우 경기불황과 적자를 면치 못해 결국 묻을 닫기도 했다.
지역의 한 헌책방 대표는 “요즘 대형서점이 진행하는 중고서점과 인터넷 서점들로 인해 헌책방들이 설 곳이 없다”며 “인근 헌책방 대부분이 손님이 급격히 줄어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같은 원인은 시민들이 실내 환경이 쾌적하고 접근성이 편리한 대형서점 내에서 잘 정리된 헌책 구매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점을 찾는 시민들에게 비좁은 틈을 누비며 갖고 싶던 책을 고르는 소소한 재미가 이젠 불편함이 됐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이날 대형서점에서 헌 책을 구매한 임모(33)씨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점을 자주 찾기 마련인데 새 책과 헌책을 구분하지 않고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책꽂이에서는 먼지만 쌓이는 헌책이 접근성이 편리한 서점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돌려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고 책의 활용성면에서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