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대전시 택시요금이 인상된 가운데 이날오전 8시 대전월드컵 경기장 주차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요금기 변환 작업을 위해 택시가 영업을 잠시 멈추고 도열, 장사진을 치고 있다. 김상구 기자 |
15일 대전의 택시 요금이 2800원으로 인상된 첫날. 도심 곳곳에서 시민과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지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요금 인상을 몰랐다는 시민들은 '더이상 택시를 못 타고 다니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택시기사들은 'LPG값 등을 생각하면 요금 인상이 당연하지만, 혹여 손님이 줄어들까 우려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서구 둔산동의 한 택시 승강장에서는 승객과 택시 기사 사이에서 요금 계산을 놓고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아직까지 택시 대부분이 요금 인상에 맞춰 미터기가 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택시기사들은 미터기의 요금이 아닌 '요금 변환표'에 의존하며 일일이 승객들의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시민 김모(31)씨는 “요금 인상이 어떻게 되는지 몰랐다”며 “미터기에 나온 대로 6500원을 줬는데 7300원을 내라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황모(38)씨 역시 “기본요금만 인상된 것이 아니라 100원당 주행거리도 줄어들었다”며 “요금이 인상된 만큼 택시 이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요금 인상과 함께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잇따랐다.
시민 권모(34)씨는 “요금이 오른 만큼 승객에 대한 친절 서비스 등이 나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난폭 운전과 불친절함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택시 기사들 역시 요금 인상이 달갑기보다는 우려가 앞섰다.
이날 유성구 노은동의 차량등록 사업소 앞에는 미터기를 교체하거나 조정하기 위한 택시 600여대가 몰려들었다. 기사들은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 인상에 따른 우려 상황을 털어놓고 있었다.
A기사는 “요금 인상이 돼야 기사들도 먹고사는데 승객들이 요금 인상에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되레 손님이 줄어들어 수입이 감소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B기사는 “기본요금은 더 높이고 주행거리당 비용을 줄였어야 했다”며 “문제는 기본요금만큼만 이용하려는 손님들인데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꼴이 됐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부터 지역 택시의 기본요금은 주간 2800원과 야간 3360원으로 인상됐으며 주행거리 140m당 주간 100원, 야간 120원씩으로 조정됐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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