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
개인 비밀번호는 물론 계좌번호와 잔액 등 개인의 금융정보가 모두 CCTV에 촬영돼 보관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보면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이 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CCTV 앞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면 아파트 통로에서 촬영이 시작되고 주차장과 도로 곳곳의 카메라들이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녹화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운전을 하는 시간 내내 자신의 차량과 타인의 차량에 설치된 장비에 의해 모든 것들이 기록되고 사무실에 들어서기전 회사의 주차장과 로비 심지어 근무 공간 주변의 CCTV가 하루 일상의 모든 내용을 녹화하고 있다.
휴일을 맞아 가족들과 오랜만에 나들이를 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이용할때 셀 수도 없이 많은 영상장비의 녹화는 물론 개인의 진출ㆍ입로가 하이패스를 통해 모두 파악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카드사용내역을 통해 개인의 구매 내용 전체와 구매패턴 등 모든 정보들이 본인의 어떠한 동의도 없이 수집되고 일정기간 그대로 보관되고 있다.
2012년 국내에서 설치ㆍ운영 중인 CCTV는 최소 429만여 대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비공식적으로 설치 운영하는 CCTV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면 우리 사회 곳곳에는 이미 1000만대 이상의 CCTV가 우리 생활 하나 하나를 기록하고 있다.
교통정보수집이나 교통단속, 재난관리, 범죄예방, 재난관리 등 각종의 영역에 CCTV 영상이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세계최고의 감시공화국에 살고 있다.
이런 영상촬영장비는 개인의 사생활 모두를 관찰하고 녹화하게 되므로 개인의 사생활에 많은 제약을 가하게 되고 이런 정보가 자칫 유출되거나 변조될 때 그 폐해는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하면 공개된 장소의 CCTV는 범죄예방 등 제한적으로 필요한 경우 주민공청회나 주민설명회 등의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설치해야 하며 영상정보를 운영 중임을 공지하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개인정보의 관리에 최선을 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부과와 함께 개인정보가 도난, 유출된 경우 최고 징역 2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럼에도, 지난해 은행들처럼 ATM 설치장소에 각종의 CCTV와 기기 내부의 촬영장치가 있음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 별도의 천장형 CCTV를 설치해 개인의 귀중한 재산에 관한 정보를 그대로 녹화, 그 정보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어떠한 활동이 진행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일반 외부업체가 보관하도록 한 것은 '고객의 안전과 범죄예방을 위한 은행의 노력'이란 말을 그대로 신뢰하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그리고 아무리 범죄예방을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고객의 금융정보를 무단으로 촬영해 보관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제라도 금융당국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당국은 은행에 설치돼 운영 중인 영상정보장치의 설치운영과 관련해 안전성 확보조치 이행 여부와 함께 우리 생활주변 곳곳에 설치돼 운영 중인 영상장비 모두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개인정보보호법의 준수 여부를 대전면적으로 검토, 조사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무분별하게 확대돼 가는 CCTV에 대해 과도하게 설치 운영되는 영상정보 장치와 관련해 더 이상 용인할 것인지 근본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1000만대 이상의 영상기록 장치에 의해 수집된 수많은 개인의 정보에 대해 지금과 같이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둘 것인지 아니면 확보된 영상정보에 대한 관리보다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관리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본격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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