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친 채 구조된 고라니를 충남대 동물의료센터에서 수술하고 있다. |
대전시와 충남대 수의과대학이 2011년 8월 야생동물 치료업무 협약을 체결한 이후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체계가 잡히고 있다. 지역에서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이 다친 채 발견되거나 신고가 접수되면 각 자치구 환경과 직원과 야생생물관리협회가 출동해 이들을 구조한다. 구조된 야생동물은 곧바로 대전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충남대 동물의료센터에 이송돼 본격적으로 치료를 받는다.
이곳 동물의료센터에는 내과, 외과, 피부과 등 치료 분야마다 전문 수의사가 있으며, 다친 야생동물의 상태에 따라 디지털방사선 촬영장치와 초음파 진단장치를 통해 진단과 수술이 이뤄진다. 기자가 찾은 지난 7일 동물의료센터 야생동물치료실에는 오른쪽 날개가 부러진 채 유성 자운대에서 구조된 새홀리기가 치료를 받고 있었다. 매과에 속하는 새홀리기는 부러진 날개의 뼈를 접합하는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
▲ 치료를 마친 황로를 자연에 방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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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료센터 조대희씨는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는 직접 구조하려 하지 말고 행정기관 당직실에 신고 후 구조대가 올 때까지 골판지나 종이상자 등으로 체온유지를 도와주는 정도의 응급처치가 좋다”며 “야생동물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거나 음식물을 주는 행위는 야생동물을 더 어려운 상태에 빠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일반 반려동물이 치료받는 병원 일부 공간을 야생동물 치료에 활용하고 있으나 올 연말 대전시 야생동물 구조ㆍ관리센터가 설립되면 야생동물을 위한 전문적인 치료와 사후관리가 기대된다.
충남대 수의과대학 박성준 교수는 “구조센터 설립을 통해 야생동물 구조에서 치료와 방생 그리고 사후관리까지 전문적인 시스템이 구축돼 주민들은 야생동물과 공생하는 관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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