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던 A씨는 갑자기 엔진에서 이상한 소음과 떨림 현상이 나타나 주유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휘발유가 주유된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급히 차량을 세우고 정비업소로 차량을 견인한 뒤 점검을 받고 깜짝 놀랐다.
연료계통 라인의 교환이 불가피해 예상 수리비가 무려 16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A씨는 주유소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수리비 일부만 보상하겠다는 답변에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접수한 상태다.
#2. 뉴프라이드 경유 차량을 소유한 직장인 B씨는 지난해 10월 대전의 한 주유소에서 황당한 일을 당했다.
주유원에게 경유 차량임을 알렸지만 무심코 들은 주유원이 휘발유를 주유한 것이다. 다행히 시동을 끈 상태였던 B씨는 연료탱크 클리닝 조치로 사태를 종결했지만 자칫 거액의 수리비를 부담할 뻔했다.
휘발유 가격 부담에 따라 경유 차량을 구입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유 사고 또한 빈번하게 발생,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유 차량에 휘발유가 주입되면서 엔진에 심각한 손상을 입혀 재산상 막대한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주유소 연료 혼유 사고 피해 상담은 모두 408건에 달하고 있다.
2009년에 55건에 불과했지만 2010년 103건, 2011년 119건, 2012년 11월 12일 현재 131건 등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차종별로는 승용이 247건(60.5%)으로 가장 많았고, RV 142건(34.8%), 승합·화물 19건(4.7%) 등의 순이다.
이같은 연료 혼유 사고는 대부분 경유 차량에서 발생했다.
휘발유 주유기의 직경은 1.91㎝로 경유 차량 연료 주입구(3.0~4.0㎝)보다 작은 반면, 경유 주유기의 직경은 2.54㎝로 휘발유 차량 연료 주입구(2.1~2.2㎝)보다 크기 때문이다.
경유 차량에 휘발유를 주입하면 처음에는 시동이 걸리지만 갑자기 출력이 떨어지면서 엔진 떨림, 시동 꺼짐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엔진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온다.
시동을 끈 상태에서 혼유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연료탱크 클리닝 등으로 조치할 수 있지만 시동을 켠 상태에서 혼유 사고로 이어지면 연료가 엔진으로 흡입돼 막대한 수리비용이 소요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운전자는 주유 전 반드시 경유 차량임을 알리고, 주유 중에는 시동을 끄고, 주유 사실 확인을 위해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로 결제해야 한다”며 “혼유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확인 즉시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