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고용노동부 업무보고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
당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기간에 약속한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기술 전담 조직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이 기정사실화되고, 이런저런 구상안이 흘러나오면서 개편 대상 부서들을 중심으로 조직 사수를 위한 치열한 물밑전을 펼쳐지고 있다.
새 정부에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 과학기술정책과 창조경제 활성화가 전담하게 되면서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방송통신위원회, 특허청과 문화체육관광부 등 각 기관들이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를 둘러싸고도 지경부는 우정청 승격 등을 앞세우며 '사수'를, 방송통신위원회도 정보통신 전담조직이 우정본부를 넘겨받아야 한다며 영역다툼에 들어갔다.
중소기업 정책도 박 당선인의 핵심 정책으로 떠오르면서 중기청과 지경부, 동반성장위원회의 입장차가 드러나면서 최종 결과에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조직개편을 앞두고 각 부처들이 부처들 입장을 내세우면서 대여론전에 나서는 등 부처간 이기주의도 극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부처별 신경전이 계속되자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부처별 업무 보고에서는 박 당선인의 최우선 공약에 수행하는 한 기관이 장관급 부처로의 승격을 제안했다가 인수위원으로부터 “부처 승격을 요구하기 전에 정책부터 내놓으라”며 무안을 당하기도 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정부 차원의 논의 없이 각 기관에서 조직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경고에 나섰다.
복지 공약을 둘러싸고 현정부와 인수위원회간의 신경전도 계속되면서 박 당선인이 불편한 심경을 보이면서야 부처들은 입단속에 들어가며 바짝 엎드린 기세다.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개편 대상 부처들의 저항은 계속돼 왔다. 특정 조직이나 집단의 '살아남기' 싸움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조직 개편이 힘의 논리에 의해 나눠먹기 과정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얼마전 타개한 제임스 뷰캐넌은 자신의 공공선택이론을 통해 가능한 많은 예산을 확보하려는 정부부처의 이기적인 과정을 필연적으로 보고 규칙과 제약을 통해 제어하도록 제언하기도 했다.
다음주 중으로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새정부의 조직개편안이 통과를 앞두고 있다. 각 부처의 이기주의속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새정부를 이끌어갈 정책의제의 설정과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민생과 복지다. 이 점을 간과하지 않는 새정부의 조직 출범을 기대해 본다.
오희룡ㆍ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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