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애숙 대전지방기상청장 |
많은 눈이 내릴 것이 예상되면 대설주의보를 발표해 신속하게 제설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추위가 예상될 때에는 한파주의보를 발표하기도 한다. 우리 지역의 지난해 12월 기상특성은 다른 해보다 눈이 자주 내리고 한파가 오래 지속됐다. 또한, 장기예보를 보면 1월도 추운 날이 많고 지역에 따라 많은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밤사이 내린 눈을 치우지 않은 골목길은 빙판길로 변해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옛날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교통대란이 생기고, 농가에서는 비닐하우스 등과 같은 시설물의 피해를 입지 않을까 등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걱정이 된다. 그러나 많은 눈으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스키장이나 눈썰매장까지 오고 가는 도로사정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너도나도 하얗게 뒤덮인 자연을 찾아 집을 나서게 되어 동계스포츠는 제철을 만나 활성화가 된다.
기상학에서 눈은 공기 중의 수증기가 아주 작은 핵을 중심으로 얼음 결정을 이뤄 지상에 떨어져 내리는 것을 말하는데, 내리는 도중에 녹아서 물방울로 되면 비가 된다. 눈의 결정은 판 모양, 각기둥 모양, 바늘 모양 등 여러 가지 결정형을 나타내나, 대체로 육각형을 이룬 것이 많다. 모양은 결정을 이룰 때의 기온에 따라 달라지며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을 때는 눈의 결정이 서로 엉겨 붙어 눈송이를 이루는데, 기온이 낮을 때는 눈송이를 이루지 못해 가루 눈으로 내린다. 눈송이가 대체로 육각형을 이루는 것을 빗대 '육출화(六出花)'라는 멋진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산기슭에는 눈이 없으나 산꼭대기에 눈이 덮인 것을 '관설(冠雪)'이라고도 부른다.
특히, 나무를 잘라낸 그루터기 위에 쌓여 있는 눈은 사람이 흰 모자를 쓰고 있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관설 또는 눈 모자'라고 한다.
대전지방기상청에서는 대전 동구에 소재한 식장산의 관설을 매년 관측하고 기록해 계절관측의 지표로 삼고 있다.
연말이 되면 낡은 달력을 치우고 새 달력을 준비하면서 설렘과 희망으로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한다. 그런데 이렇게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는 달력은 언제부터 사용하게 됐을까.
얼마 전 고대 마야인들이 사용하던 마야력에 따라 지구 종말이 일어난다는 주장이 나돌기도 했으나, 결국 그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으로써 황당한 주장임이 증명됐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달력은 고대 로마시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이집트 원정에서 얻어온 달력을 사용하면서 후대에 조금씩 보완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한해의 시작을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동지를 한해의 시작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1월 1일 새해 첫날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느슨해진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삼는 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면 봄철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봄 가뭄이 들어 우리 지역이 심하게 몸살을 앓은 것을 시작으로 한여름에는 찜통더위, 태풍 또한 3개가 연속해서 한반도에 영향을 줬다. 그리고 겨울에 접어들면서 잦았던 많은 눈 소식과 강한 한파 등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2013년 계사년에도 어김없이 바라는 새해소망은 앞으로 일 년 동안 가뭄이나 폭염, 태풍, 대설과 같은 위험기상으로 인해서 피해가 생기지 않고 무사히 넘길 수 있기를 조심스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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