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 미끼' 불법 실내낚시터 기승

대전서 냉장고·금반지 등 내걸고 영업… 도박 개장죄 불구 단속 미흡

대전 일원에서 불법으로 TV 및 김치냉장고 등 경품을 내건 낚시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품 낚시는 형법상 도박개장죄에 해당하지만, 경찰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1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실내 낚시터에는 5명의 40~50대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낚시터가 개장 3주년 기념으로 김치냉장고와 금반지 등을 경품으로 대방류한다는 광고를 보고 몰려들었다. 낚시터 안에서는 이미 7명의 낚시꾼이 횟집에서나 보던 수족관 주위에서 물고기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명도 없이 어두컴컴한 탓에 낚시터의 물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20분여 후. 갑자기 한 50대 낚시꾼이 요란스럽게 낚싯대를 들어 올렸다.

낚시꾼이 잡은 물고기에는 경품을 알리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그가 받은 것은 무료 이용권이었지만 '자전거나 쌀도 아닌데'라며 별로 필요 없다는 듯 물고기를 다시 놓아줬다.

이 낚시터는 지난해 11월부터 경품 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입어료는 시간당 1만원 정도지만 낚시꾼들은 기본으로 3~4시간은 머물다 간다. 고가의 경품이 상품이기 때문이다. 낚시터는 지난해 11월 10일 김치냉장고, 11일에는 자전거 2대를 경품으로 내걸었기도 했다. 주말에는 금반지와 쌀 등을 상품으로 내걸고 있다.

A 낚시꾼은 “바다이야기 등 오락실에서는 돈만 잃을 뿐 제대로 건지는 게 없다”며 “경품 낚시에서 제대로만 건지면 집안 살림도 장만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실내 낚시터도 사정은 마찬가지.

동구의 한 실내 낚시터도 금반지는 물론 TV와 컴퓨터를 경품으로 준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영업 중이다. 이곳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플래카드에 경품 여부와 전화번호만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도 손맛과 경품을 노리는 손님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B 낚시꾼은 “아직까지 경찰이 단속 나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대전 내 3~4곳 이상이 운영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