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비정규직센터 조사에 따르면 도내 청년의 91%, 18세 이하 청소년 55%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돈이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61%) 또는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서(6.5%)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들 중 청년은 10명 중 2명이, 청소년은 26%가 최저임금조차 못 받았다고 응답했다. 법에 명시된 주휴수당 등 급여 지급은 물어보나 마나다. 용돈을 벌거나 학비에 보태려 열심히 일하는 ‘알바생’들을 착취하는 일이 아직도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취업난과 일자리 불안정의 여파로 아르바이트가 일반적 고용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사업주의 횡포가 만연돼 있다고 비정규직 센터는 고발했다. 요즘 아르바이트생들은 스스로를 ‘노예 알바’라고 부른다.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니 업주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빗댄 표현이다. 일을 하다가 지쳐 도망간다는 뜻의 이른바 ‘알바 추노’는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는 흔한 말이 됐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터에서 노동자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은 불행한 일이다. 노동이 청소년들에게 정직한 땀의 가치를 체험하는 기회가 되려면 일한 만큼 임금을 지급해줘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아직 관련 법규를 모르고 또 항의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부당한 조건으로 일을 시키는 것은 ‘벼룩의 간’을 내먹자는 짓이다. 정치권과 정부, 학교, 사회가 모두 반성하고 청소년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노력에 더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침 고용노동부가 내달 15일까지 청소년 고용사업장에 대해 집중 점검에 들어갔다. 최저임금 준수, 임금체불을 비롯해 성희롱, 욕설, 폭언 등 부당한 대우 여부가 주요 단속 대상이다. 올해부터는 일시점검이 아닌 상시 감독에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아르바이트생 고용주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은 꼭 필요하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노동인권 교육도 신경 써야 한다. 지금처럼 최저임금제가 있으나마나한 법이 되거나 ‘법 따로 현실 따로’여서는 곤란하다. 청소년에게 아르바이트는 노동현장이자 교육현장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