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저임금도 못 받는 ‘알바생’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최저임금도 못 받는 ‘알바생’들

  • 승인 2013-01-10 19:00
  • 신문게재 2013-01-11 21면
아르바이트생들의 노동인권이 여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것은 큰 문제다. 최저임금도 못 받고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고 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충남비정규직센터 조사에 따르면 도내 청년의 91%, 18세 이하 청소년 55%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돈이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61%) 또는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서(6.5%)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들 중 청년은 10명 중 2명이, 청소년은 26%가 최저임금조차 못 받았다고 응답했다. 법에 명시된 주휴수당 등 급여 지급은 물어보나 마나다. 용돈을 벌거나 학비에 보태려 열심히 일하는 ‘알바생’들을 착취하는 일이 아직도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취업난과 일자리 불안정의 여파로 아르바이트가 일반적 고용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사업주의 횡포가 만연돼 있다고 비정규직 센터는 고발했다. 요즘 아르바이트생들은 스스로를 ‘노예 알바’라고 부른다.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니 업주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빗댄 표현이다. 일을 하다가 지쳐 도망간다는 뜻의 이른바 ‘알바 추노’는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는 흔한 말이 됐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터에서 노동자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은 불행한 일이다. 노동이 청소년들에게 정직한 땀의 가치를 체험하는 기회가 되려면 일한 만큼 임금을 지급해줘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아직 관련 법규를 모르고 또 항의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부당한 조건으로 일을 시키는 것은 ‘벼룩의 간’을 내먹자는 짓이다. 정치권과 정부, 학교, 사회가 모두 반성하고 청소년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노력에 더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침 고용노동부가 내달 15일까지 청소년 고용사업장에 대해 집중 점검에 들어갔다. 최저임금 준수, 임금체불을 비롯해 성희롱, 욕설, 폭언 등 부당한 대우 여부가 주요 단속 대상이다. 올해부터는 일시점검이 아닌 상시 감독에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아르바이트생 고용주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은 꼭 필요하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노동인권 교육도 신경 써야 한다. 지금처럼 최저임금제가 있으나마나한 법이 되거나 ‘법 따로 현실 따로’여서는 곤란하다. 청소년에게 아르바이트는 노동현장이자 교육현장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