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비위 사실이 일부에 그치더라도 일벌백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조직적 범행이고 전교조 충남지부의 주장대로 ‘상존하는 구조적 모순’ 때문이라면, 즉 뿌리 깊은 악습에 기인한다면 교육계 내부에 고강도의 메스를 가해야 마땅하다. 치밀하고 계획적이었건 우발적이었건 시험 부정이 관행이라면 말이 되지 않는다.
지역 교육계가 그만큼 건강하지 않았음이 확연히 드러났다. 추가 연루자가 얼마나 나올지 수사를 지켜봐야겠지만 이미 밝혀진 것만으로도 충남교육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짓뭉개졌다. 똑같은 사안도 교육계의 비리에 덜 관대한 이유는 미래의 동량을 기르는 중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민망스러운 사건이다.
낮은 도덕 수준을 넘어 실로 도덕성의 위기로 부를 만한 사안이라고 본다. 평교사가 장학사(교감급)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시험문제 유출 사건을 아는 학생들에게 부정한 방법을 쓰지 말라고 무슨 볼낯으로 가르칠까. 거짓과 위선을 덮어둔 채 청렴도 최하위라는 오명은 또 언제나 완전히 씻길지 걱정스럽다.
일부가 드러낸 도덕성의 흠집을 이유로 교육 종사자 모두를 비리집단으로 먹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하지만 비리 첩보가 있었음에도 의혹의 실체에 접근하지 못했다면 전체 시스템도 문제다. 시험 시스템 보완보다 어찌 보면 도덕성 회복이 더 급하다. 장학사 시험이 돈과 인맥에 좌우된다면 공교육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수 있다.
수사와는 별개로 불신의 치유를 위해 교육계 중병의 근본 원인을 되짚어봐야 한다. 장학사 시험 등 채용관리 제도 자체의 문제라면 손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적발 사례가 ‘깃털’이고 ‘몸통’이 따로 있다면 몸통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한 점 의혹이 남거나 한 부분도 베일에 덮여서는 안 될 것이다. 반(反)교육적 행태를 뿌리뽑으려면 지역 교육계가 바싹 긴장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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