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역도 간판 장미란(30ㆍ고양시청)이 1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시청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장미란 은퇴 기자회견
좀처럼 울음이 그치지 않았다. 15년간의 선수인생을 마무리하는 자리, 오직 자신만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장미란(30)의 두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만 흘렀다.
여자 선수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출중한 기량으로 한국 역도의 간판 자리를 10년 넘게 지켰던 장미란은 10일 자신의 소속팀인 고양시청이 마련한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더 이상 선수가 아닌 평범한 30대 여성으로 돌아온 장미란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스포츠장학재단과 뒤늦은 학업에 매진해 새로운 꿈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큰 뜻을 선보였다.
그러나 은퇴 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장미란의 멈추지 않는 눈물이었다. 담담한 표정으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장미란이지만 연단에 올라 은퇴 소감을 말하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눈물을 흘리는 장미란의 모습에 일순간 행사장은 숙연해졌다. 한 때 전세계를 호령하던 장미란의 당당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역도선수로 살아온 지난 15년과 은퇴에 대한 아쉬움만이 가득했다.
장미란은 몇 번이고 말을 계속하려 했지만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결국 준비했던 손수건을 다 적시고 또 다른 손수건을 받고 난 후에야 힘겹게 말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장미란은 “많은 것들 중에 왜 역도를 했을까라는 후회도 했지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었던 것이 역도였다”면서 “운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해주신 아버지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도와주신 어머니까지 3박자가 맞아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좋은 기록과 성적을 냈던 시간도 중요하지만 런던올림픽을 통해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꼈다”고 고마움을 많은 국민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장미란의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하던 아버지 장호철씨도 예상치 못한 딸의 큰 울음에 울컥했다. 장 씨는 “많은 국민이 많이 응원해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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